"보건의료는 생명을 살리는 것 이외에 국가 경제를 이끄는 성장 동력의 한축이 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규제 일변도 보건의료정책을 펴고 있어 안타깝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2일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위기의 한국병원들,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개회식에서 병원계를 옭죄는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신경외과 전문의라고 밝힌 정 의장은 "최근 의료매출 증가율은 4배 이상 커졌으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하다"며 "이처럼 보건의료는 미래의 블루오션임에도 잘못된 정책으로 지속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의료공급자의 의견수렴이 필수적이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정책으로 의료생태계는 왜곡되고 의료 질은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의료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이 바로 설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개회식에선 메르스 이후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병원계는 메르스 이후에도 환자안전 및 감염관리 등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메르스 사태로 병원이 직접 입은 피해는 6000여억원이고 간접피해까지 합치면 1조원에 달한다"며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불거진 의료기관 환자 안전과 감염 관리 강화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KHC를 통해 그 방안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정진엽 복지부 장관을 대신해 축사에 나선 복지부 권덕철 실장은 "메르스 초기대응이 미흡해지만 이후 병원계 노력으로 잘 통제할 수 있었다"며 "위원회를 꾸려 병원 손실에 대해 논의 중으로 손실분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 감염 문제는 메르스 이전에도 있었고, 이후에도 있을 것"이라며 "이 부분은 국가적으로 투자를 지속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진행된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 병원들 어디로 갈 것인가'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좌장을 맡은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경험삼아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도흠 병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보며 의료진 일부는 차라리 잘됐다며 이번 기회에 (응급실 과밀화 등 고질적인 문제)바꿔보자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전 국가적 문제로 만만치 않치만 위기가 되풀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