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후 병원계는 다들 멘붕에 빠져있어 향후 상황 파악이 잘 안되고 있다."
이왕준 KHC 사무총장은 12일 광화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2015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및 메르스 백서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메르스 사태 이후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는 병원계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KHC행사가 6년째로 접어들어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병원계 트렌드를 제시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올해는 메르스 사태로 방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병원에선 감염관리를 위해 문병객 입장을 통제하면서 민원이 늘어나는 등 국민들은 메르스 사태를 잊혀진 상황. 그러나 병원계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사무총장은 "메르스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터진 직후 각종 환자안전 및 감염관리에 정책이 쏟아지고, 앞으로 이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변화가 병원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환자를 많이 진료 할수록 잘나가는 병원으로 인정받았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로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이번 KHC행사 등록자가 10% 이상 증가한 것 또한 병원계 절박한 현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며 "올해가 지나봐야 정책적 이슈가 잡힐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상근 병원협회장은 메르스 백서 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이번 백서 발간의 목적은 메르스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며 "사실 자체에 입각해 정리하는데 집중, 병원계 내적인 반성은 물론 전망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성욱 KHC 조직위원장(서울아산병원장)도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고, 향후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기록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의미를 전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강무일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메르스 백서 발간을 기점으로 병원계와 정부와의 협업관계가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메르스 이후, 의료전달체계가 재정립 돼야함에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는 게 그의 지적. 그는 정부와 병원간 관계 개선으로 제대로 된 제도 정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백서가 백서로 끝나지 않아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달라진 게 없다"며 "정부와 병원이 상하수직적 관계가 아닌 협업관계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병원들 어디로 갈 것인가를 두고 이화의료원 박영일 이화융합의학연구원장이 '병원과 미래 의료체계의 지속성장 과제'를 주제로 메르스 이후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김재학 소장은 '소비자 중심 시장에서의 병원 성공 전략'을 주제로, 한국과학기술원 윤윤진 교수는 '안전관리체계를 통한 고신뢰 기관의 선제적 위험관리'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