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회 행사가 끝난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OSPITAL FAIR·이하 KHF) 내년도 개최일정이다.
눈썰미가 좋다면 뭔가 변화를 감지했을 터.
일정이 기존 목·금·토·일요일 4일에서 목·금·토요일 3일로 줄어든 것이다.
2014년 1회부터 올해까지 4일간 열리던 일정을 왜 3일로 축소했을까?
KHF 주관사 이상네트웍스 조원표 대표이사를 만나 이유를 물었다.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B2B 박람회 본질에 더 충실하기 위해”
그는 “B2C는 주말이 중심인 반면 B2B 박람회는 주중이 중심이다. 많은 B2B 박람회가 수·목·금요일에 열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 중심·의사 중심 병원의료산업 B2B 박람회를 표방한 KHF는 올해까지 주말 2일을 포함해 4일간 열렸지만 내년부터 3일 행사로 변신을 꾀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의료기기 박람회·전시회 일정 대부분이 4일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결정.
그가 말한 “본질에 더 충실하기 위해”서라는 말 속에 답이 있다.
2년간 행사를 치르면서 도출한 이유 있는 선택이다.
조원표 대표는 “KHF가 병원장 등 병원종사자들에 초점을 맞춘 B2B 박람회임에도 불구하고 2회까지 주말 2일을 포함한 4일 행사로 개최한데에는 지방에 있거나 평일 방문이 어려운 개원의 등 의료인들을 위한 배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주말에 찾는 의료인들의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실제로 올해 행사 후 주관사가 밝힌 요일별 참관객은 평일 2일(목·금) 1만4015명이 방문한 반면 주말 2일(토·일)은 4066명에 불과해 2배 이상 큰 격차를 보였다.
박람회 일정을 줄인 또 다른 이유는 올해 첫 시도한 홈 헬스케어 특별전 등 B2C 관련 특별관 흥행 실패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의료기기산업이 메디컬 전문영역에서 홈 헬스케어·개인의료기기로 확대 추세에 발맞춰 일반인 참여를 유도하는 B2C 특별전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KHF 역사가 길지 않은 상황에서 B2C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B2B 박람회를 표방하는 KHF 내년 행사를 당초 수·목·금요일 개최하자는 참가업체를 비롯한 내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평일 박람회 참여가 어려운 의료인들을 배려해 3일간 개최하되 하루 주말을 포함한 목·금·토요일로 일정을 조율한 것.
조 대표는 “일반인 관람객과 주말 하루를 포기하더라도 3일 행사로 가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병원의료산업 B2B 전시회인 KHF 본질에 충실할 때 의료인들과 참가업체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업체 참여 병원의료산업 ‘마켓플레이스’ 제공
주관사 이상네트웍스가 병원장과 병원종사자들이 찾는 B2B 전시회 ‘KHF’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결정은 현명한 판단이다.
어차피 KHF는 실질적인 고객인 병원 종사자들이 찾는 B2B 전시회인 만큼 일반인들로 넘쳐나는 B2C 전시회와 단순 방문객 수를 비교하는 ‘규모의 경쟁’ 자체가 무의미하다.
조원표 대표 역시 이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첫 술, 아니 두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올해 2회 행사를 치르면서 KHF가 나아갈 방향성을 명확히 수립한 듯 보였다.
그는 “2회 행사를 마친 후 내부 평가를 했다”며 “물론 전시회가 하루아침에 성공할 순 없지만 KHF가 양적인 성장과 함께 병원장과 병원종사자는 물론 참가업체에게 ‘Must See Fair’라는 인식을 각인시켜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올해 행사장을 찾은 병원장은 총 526명에 달할 정도로 KHF가 병원의료산업을 오롯이 담아내는 B2B 전시회로 그 차별성과 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련단체들이 주최한 이사회·총회 및 세미나는 많은 병원 종사자들을 참가업체 부스로 유도했다.
병원과 밀접한 특별관 기획이나 세미나 주제로 병원 종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 점도 긍정적이었다.
메르스 여파에 따른 병원 감염관리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음압 및 격리병동 모델하우스’는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병원 신·증축 및 리모델링’을 주제로 열린 병원 건축포럼 또한 유료세미나임에도 약 500명이 몰렸다.
그는 “행사장을 찾은 많은 병원장들이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기기 등을 직접 살펴보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만족도를 나타냈다”며 “몇몇 병원은 아예 행사 기간에 맞춰 장비를 구매하는 등 이미 KHF를 장비 구매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올해 KHF가 1회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조 대표는 “참가업체들이 병원협회 때문에 효과도 없는 KHF에 끌려나오듯 참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다”며 “올해는 이 같은 시각을 100%까지는 아니지만 95% 불식시켰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지난해 1회 행사 때 참가업체들은 병원과의 실질적인 구매상담 부족과 해외바이어 부재를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올해는 병원 구매담당자와 참가업체 간 1:1 구매상담회 ‘BUY MEDICAL’과 KOTRA가 각국 무역관을 통해 모집한 전 세계 40개국·110개사와 참가업체 간 1:1 수출상담회 ‘글로벌바이오메디컬포럼’이 상당부분 KHF 약점을 해결했다는 것.
#i5#조 대표는 내년 일정변화에 발맞춰 병원의료산업 B2B 전시회인 KHF 강점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병원종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세미나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전시장 내 세미나 공간을 더 확대해 유기적인 동선으로 참가업체 부스 유입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안이다.
더불어 메르스 사태로 중요성이 커진 병원 감염관리와 병원들의 신·증축 및 리모델링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특별관과 각종 세미나 또한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조원표 대표이사는 “병원 중심·의사 중심 KHF의 가장 큰 가치는 결국 병원종사자들과 업체들이 참여하는 진정한 병원의료산업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HOSPITAL FAIR는 병원종사자들이 좋은 제품을 구매하고 시장조사를 할 수 있는 장터를, 참가업체에게는 평소 만나기 어려운 병원장 등 고객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B2B 전시회 본질에 맞는 충실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