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호흡기질환 집단 발생은 가동이 중단된 환기시스템을 통한 전파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양병국)와 민간역학조사자문단(단장 고려대 천병철 교수)는 8일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호흡기질환 질병특성과 전파경로 추정원인 등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19일 최초 환자 발생 이후 10월 26일을 정점으로 건물 폐쇄 후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했다.
11월 2일까지 총 55명에서 호흡기질환이 발생했다.
환자들은 모두 동물생명과학대학 실험실 근무자로 건물 전체 실험실 근무자 254명 중 55명(21.7%)이며, 남성이 69.5%, 평균 연령은 27.2세이다.
환자들은 모두 가벼운 폐렴 증상을 보였고, 11월 6일까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전파경로와 관련, 역학조사단은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환경에서 유기분진(곰팡이, 세균 및 그 부산물 등이 포함된 먼지)과 관련된 병원체 증식이 이뤄지고, 가동이 중단된 환기시스템을 통해 타 실험실 근무자들에게 확산되어 집단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환자 검체 현미경 소견에서 방선균(토양과 식물체 등에서 발견되는 균)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이 관찰됐으며, 실험실 환경검체에서도 동일한 균이 확인된 점을 미뤄 그동안 국내에서 보고된 적이 없던 방선균이 의심되고 있다.
질본과 자문단은 기존 사례 보고와 다르고 미생물학적인 동정 결과가 없어 현재 확진이 아닌 추정 원인병원체 중 하나로 규정했다.
통상적인 노출과 달리 실험실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다양한 유기분진내 미생물에 의하 복합 발생 가능성도 고려해 동물실험을 통해 명확한 병리기전 규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양병국 본부장은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실험실 안전관리 담당 부처와 협의체(교육부 주관)를 구성해 대학 실험실 안전 환경 개선방안 마련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 재사용과 관련, '선 안전성 확보와 후 정상화 원칙'에 따라 내년도 새학기(3월) 이전까지 건물 내 오염원 제거작업과 시설개선을 완료한 후 재사용하고, 학생 및 근무자 안전을 위해 최소 6개월간 이상증상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