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나 시도의사회, 각과 개원의협의회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금연교육 상당수가 매진되면서 강의를 수강하지 못한 의사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강의 신청을 하지 못한 의사들의 경우 서울에서 열리는 금연교육에 수강을 신청하는 등의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0일 의사협회, 시도의사회 등에 문의한 결과 대부분의 금연교육 강의가 매진되는 등 금연교육 강좌 수가 교육 참여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관계자는 "제10차에 걸쳐 금연교육을 진행했다"며 "특히 2016년 1월부터 금연교육 미이수자에게 금연 사업 참여를 제한한다는 말이 나온 직후 강의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20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금연교육 강의를 개설했다"며 "차수별로 300명의 사전 등록을 받았지만 게시 공고가 나가기가 무섭게 신청이 마감됐다"고 강조했다.
시도의사회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강좌 개설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전석이 조기에 마감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경남의사회 박양동 회장은 "서울에서 진행하는 교육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시도의사회 차원에서 강의를 개설했다"며 "신청자는 1000명인데 좌석 수 등의 제약으로 수강 인원은 고작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그는 "수강을 못한 회원들로부터 항의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금연교육 자체가 거의 상식 수준에 불과한 것인데 이를 가지고 처방권을 부여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의사회, 가정의학회 등이 긴급 추가 교육을 공고하고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 교육을 신청하지 못한 지방 의사들은 서울로 '원정 수강'을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지난 19일 협회 회관에서 교육을 진행했지만 150명 수강 신청 인원이 하루만에 마감됐다"며 "회원들의 요청이 많아 오는 13일 학술대회 당일에 별도의 금연교육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숙희 회장은 "학술대회 날 오전 300명의 교육 진행 공고를 내자 하루만에 마감이 됐다"며 "이에 오후에 추가 300명의 교육 진행 공고를 새로 냈지만 이마저도 하루만에 신청이 마감됐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흥미로운 점은 지방에서도 다수의 회원들이 교육을 신청했다는 점이다"며 "이런 점만 봐도 교육 수요를 의사회 차원에서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금연사업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금연사업에 동참하는 의사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며 "인센티브를 줘도 모자랄 판에 의사회가 알아서 교육시켜라 라고 방관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다"고 꼬집었다.
대한노인의학회가 주관한 의료인 금연교육에 강연자로 나선 모 인사는 "굉장히 많은 회원들이 수강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수강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그 수요를 다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피해 회원이 속출할 전망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