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 화상전문센터 설립은 바라지도 않아요. 제발 환자들이 최소한의 처치를 받고 화상 전문가에게 올 수 있도록 교육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거죠."
대한화상학회 전욱 이사장(한강성심병원장)은 13일 메디칼타임즈와의 만남에서 화상 진료 체계 구축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교육 사업을 꼽았다.
이미 화상 진료 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그나마 환자들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처치 요령을 국가가 보급해야 한다는 호소다.
전 이사장은 "이미 우리나라 화상 진료 체계는 붕괴된지 오래"라며 "그나마 수도권과 부산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화상 진료를 받을 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화상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하고 시설과 장비 또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유일한 방법은 화상전문병원으로 환자를 빠르게 이송하는 것 뿐"이라며 "이송까지 단계가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대한화상학회가 질병관리본부를 설득해 진료지침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최소한 화상전문병원에 도착할때까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화상학회는 질본과 함께 보건소, 구급대원, 1차 진료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진료지침을 만들고 화상학회 심포지엄을 통해 이를 공개했다.
전욱 이사장은 "그나마 보건소,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하는 진료지침이 만들어 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우선 전국 각지 보건소와 119센터에 이를 배급하고 활용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료지침을 만든 것은 첫 걸음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 이사장의 주장이다. 이를 활용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진료지침을 배포해도 보건소와 119에서 이를 읽지 않고 방치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전 이사장은 "진료지침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문가들이 최소한 1년에 한번이라도 이를 교육하고 실습을 통해 몸에 익힐 수 있도록 의무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학회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라며 "정부 차원의 제도화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교육과 실습만으로도 환자의 생존을 보장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화상은 초기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욱 이사장은 "우선 환자가 응급의학과 등 전문의가 있는 곳까지만 도착하면 살 수 있는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며 "그 안에 구급대원 등의 처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화상 전문의에게 환자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치료 전 단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최소한 정부가 나서 교육만이라도 제도화 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