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에 그물망 같은 가는 관을 넣어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는 제품 소재와 약물 코팅에 따라 발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2002년 국내에 ‘약물방출스텐트’(Drug Eluting Stents·DES)인 ‘사이퍼’(Cypher)가 처음 등장하면서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CAD) 관련 시장은 기존 베어메탈스텐트(Bare Metal Stents·BMS)에서 DES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는 금속성 소재로만 제작된 BMS가 시술 부위 미세한 상처로 인한 재협착 등 많은 임상과제가 있었던 반면 시술 후 일정기간 혈관 재협착을 막는 약물을 배출하는 DES는 혈관 내 안착률을 높이고 부작용 우려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
BMS에서 DES로 진화한 스텐트가 또 한 번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금속형 제품을 대체해 혈관 내 흡수돼 없어지는 약물방출 흡수성 스텐트(Bioresorbable Vascular Scaffold·BVS) 시술이 그것이다.
내년부터 BVS 시술을 시행하는 고신대복음병원에 따르면, BVS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녹아 3년이 지나면 체내에 완전히 흡수된다.
시술에 사용되는 BVS는 체내에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는 폴리 엘-락타이드(Poly L-lactide) 로 봉합사와 같은 의료용 소재로 많이 쓰인다.
특히 BVS 시술은 기존 금속형 스텐트가 심장 혈관에 한번 장착하면 다시 뺄 수 없고 병변이 재발했을 때 재시술이나 수술치료가 어려운 단점과 평생 혈전 용해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을 해결할 수 있다.
즉, 혈관에 스텐트가 남아 있지 않으면 혈관이 가진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고 나중에 재수술도 용이하며, 환자는 1년 동안만 혈전용해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약물복용에 대한 부담감도 줄일 수 있는 것.
병원 측은 “BVS는 물과 이산화탄소가 닿으면 용해된다. 쉽게 녹는 봉합사 재질로 병변이 있는 심장 혈관 부위에 넣어두면 6개월 동안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고 혈관 내에서 녹기 시작해 3년이면 두 쌍의 작은 금속 마커를 제외하고는 모두 녹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지 않는 금속 마커는 시술의로 하여금 스텐트 시술 위치를 확인하게 하기 때문에 시술 경과를 지켜보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 허정호 교수 또한 “흡수형 스텐트 시술은 재수술 위험과 혈관 기능의 자연스러운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심장질환자의 장기 합병증과 약물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체 흡수성 스텐트는 2011년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으며 현재 미국 내 사용 승인을 위한 FDA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