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90% 전후였던 병실가동률이 최근 95%까지 상승했다. 병동 뿐만 아니라 외래환자 수도 전년도 대비 10% 증가했다."
건양대병원 박창일 의료원장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스 사태로 지역 내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창일 의료원장에 따르면 병동 뿐만 아니라 외래환자 수도 전년도 대비 10% 증가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지역주민이 병원 내원 자체를 꺼려서 환자가 급감했지만, 감염 확산이 한풀 꺾이면서 그동안 메르스와 사투를 벌인 의료진과 직원에 대한 격려와 신뢰감으로 건양대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 것.
건양대병원은 지난 6월, 메르스와 혹독한 전쟁을 벌였던 대학병원 중 하나로 특히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가 감염되는 등 고충이 컸다.
내원 환자는 물론 병원 인근 식당가조차 문을 닫을 정도였지만 의료진과 직원들은 끝까지 메르스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박 의료원장은 "메르스로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병원 손실도 컸지만 지역 주민과 환자들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며 "최근까지도 철저히 막아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환자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환자군은 대전 등 충청 인근지역의 환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타지 환자가 늘었다"며 "메르스 사태 이후 창원, 부산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일부로 찾아오는 환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역주민과 환자들이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환자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병원 손실은 메우지 못했다.
박 의료원장이 추정하는 총 손실액은 약 150억원. 그러나 실제 보상액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는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병원 자체적으로 각종 장비를 구매하는 등 예산을 쏟아 부었고 급기야 한달 간 병원 문을 닫았지만 그에 대한 손실 보상액은 이를 보상할 수 있는 금액에 한참 못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재난이 닥쳤을 때 적극 나서 싸운 사람들에 대해선 적극 보상해줘야 다시 재난이 닥쳤을 때 재난을 극복하는데 나서는 계기가 마련될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일한 기관이나 개인을 쉽게 잊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이들을 끝까지 보호해줘야 장기적으로 국가에 충성할텐데 그렇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한편, 건양대병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 관리 강화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응급실을 대폭 확장해 환자분류소를 거쳐야 응급실 내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
박창일 의료원장은 "가령 폐렴 등 전염성 질환자는 환자 분류소에서 음압시설을 갖춘 진료소로 이동해 진료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얼마전 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착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문안 개선을 위해서는 이미 병원 로비에 면회소를 마련해뒀다"며 "교회 등 종교적 모임도 협조를 구하고자 대전 권역 교회, 성당 등에 안내문을 통해 1층에 면회소를 적극 이용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