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부터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로봇수술 경쟁에서 한말 뒤로 물러서 있던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급격히 케이스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다빈치 추가 구입을 검토하며 로봇수술센터를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보직자는 20일 "로봇수술센터 확장을 위해 다빈치 추가 구입을 검토중인 상황"이라며 "1대가 될지 2대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7년 다빈치를 도입해 2008년 1월 첫 수술에 성공한 이래 지속적으로 로봇수술을 시행해 왔지만 이를 활성화하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세브란스병원과 고대의료원간의 로봇수술 경쟁을 필두로 전국적으로 로봇 열풍이 불때도 한발 물러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10년 다빈치를 추가로 도입한 이래 케이스를 점점 늘려가더니 2012년 2천례를 돌파한 뒤 현재 5천례 가까이 급격하게 수술 건수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러한 성과에 그치지 않고 다빈치 추가 구입을 검토하고 나서자 삼성서울병원도 로봇수술 경쟁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경쟁에 뛰어든다는 개념 보다는 환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듯 하다"며 "로봇수술이 급격하게 보편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의료진의 권유로 로봇수술이 시행됐다면 이제는 환자가 먼저 로봇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이 로봇수술센터 확장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다빈치의 적응증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비뇨기과 등 일부 진료과목에서만 시행되던 수술이 사실상 외과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일선 교수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
삼성서울병원의 임상 교수는 "원내에서 다빈치가 비뇨기과 수술에 집중되다 보니 다른 과목 교수들의 불만이 심심치 않게 있어왔다"며 "수술을 하고 싶어도 기계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삼성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일주일에 3일 정도를 비뇨기과가 수술을 진행하고 나어지 2일은 다른 과목 교수들이 순번을 정해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한정된 시간을 나눠쓰다보니 각 진료과목별로 예기치 못하게 마찰이 일어나면서 다빈치를 추가로 구입하는 안이 나오게 된 셈이다.
또 다른 임상 교수는 "다빈치 추가 구입을 요청하려 했더니 이미 다른 과에서도 계획서를 올린 상태더라"며 "아마도 다들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여러 진료과에서 요구가 들어갔으니 우선 한대는 보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케이스가 계속 늘고 있으니 기계야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