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제약업계에 '최초' 경쟁 바람이 불고 있다. 'T790' 변이 폐암약이 미국에서 최초 허가됐고 TNF 억제 류마티스관절염약 '엔브렐(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는 전세계 처음 국내서 출시됐다.
AZ 오시머티닙 "천상천하 유아독존"
최근 미국 허가를 받은 '따끈따끈'한 아스트라제네카 폐암약 '오시머티닙'은 T790 변이를 타깃으로 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변이 양성 환자는 아시아의 경우 30~40%에 해당된다. 미국 15%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다. EGFR 변이 양성 환자는 대부분 '이레사(게피티닙)', '타쎄바(엘로티닙)', '지오트립(아파티닙) 등 3종의 폐암약이 1차약으로 쓰인다.
하지만 이들 약제 치료 1년 정도 후 내성이 생기는데 이때 방법이 없다. 내성 중 절반 이상은 T790 변이 환자다. 제약사들이 앞다퉈 'T790M' 타깃 폐암약을 개발하는 이유다.
'오시머티닙'은 'T790'이 표적이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 "오시머티닙은 T790 돌연변이 환자에게 없던 새로 대안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 SK케미칼 등 국내사 "우리도 최초"
국내사도 '최초' 경쟁에 대열했다.
삼성이 만든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랜시스'는 전세계 최초로 국내서 출시됐다. SK케미칼은 어디에도 없던 세포배양방식 4가 독감 백신 허가를 받았다.
'브랜시스' 국내 판매를 맡은 한국MSD 다이버시파이드 사업부 오소윤 상무는 "기존 임상 3상 24주 결과 및 최근 미국류마티스학회(ACR)에서 발표된 52주 장기 임상에서 효과 및 안전성에서 오리지네이터와의 비교동등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 4가'는 기존 유정란 방식과 달리 계란을 사용하지 않는 세포배양백신이다.
항생제나 보존제 투여가 불필요하고 계란 알러지가 있어도 접종 가능하다.
생산 기간이 유정란 방식보다 절반 이하로 짧아 신종플루 같은 변종 독감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국내 최초 기저인슐린 사노피 '란투스(인슐린글라진)' 바이오시밀러도 최근 시판 허가를 받았다.
한국릴리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베이사글라(인슐린글라진)'가 그것인데 임상에서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했다. 가격은 더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에 통상적으로 이슈거리가 없는 연말에 최근 최초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다국적사 전유물이던 최초 경쟁에 삼성, SK케미칼 등 국내사도 포함돼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