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행부 교체를 맞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와 학회가 소음성 난청 예방사업 본격 추진에 나섰다.
시작은 재능기부를 통한 시범사업. 학회의 학술적 서포트와 함께 전국에 분포한 개원의의 인프라가 투입될 예정이다.
예산 확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와도 본격 논의도 시작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홍일희 신임 회장(서울수면의원)은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홍 회장은 "의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청력검사 부스를 갖추고 고막 검진까지 하는 개원의가 얼마나 있는지 설문조사를 했다"며 "800명 정도 응답했는데 그중 500명이나 청력검사실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한 청력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실제 개원가에서 얼마나 제대로 시설을 갖추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있었는데 상당수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곧 전수조사를 통해 전국 개원가의 청력검사실 운영 현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비인후과학회 노환중 이사장(양산부산대병원)은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한 청력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노 이사장은 "소음성 난청은 자기도 모르게 청력이 계속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난청이 오면 30대에 65세의 청력, 50대에 90대의 청력이 된다. 결국 보청기를 써야 하는데 약 130만원의 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보청기에 대한 국가 지원금은 장애등급판정을 받은 사람에 한해 5년에 한번씩 130만원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의료보호 환자는 100%, 일반 환자는 90%를 지원해준다.
노 이사장은 "결국 경제인구의 소실이면서 미래 보건예산의 낭비"라며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적어도 청소년기 4번은 청력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와 의사회는 최근 복지부, 질본과 전문가 모임을 갖고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한 시범사업 설계 및 예산 확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노 이사장은 "예산 확보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면 우선 학회와 의사회가 자체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데이터를 마련한 후 9월 국회에서 공청회 등을 열어 청력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일희 회장은 소음청 난청 줄이기 사업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회장은 "이비인후과 의사는 말 그대로 코와 귀, 목을 주로 보는데 코와 목은 타과에서도 많이 하는데다 감기 환자를 주로 보는 1차 진료 의사로 많이 바뀌어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음성 난청 예방사업은 개원의의 정체성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비인후과 개원의의 전문성을 가장 잘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귀다.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국민 속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의사회'라고 잡고 대국민 홍보 사업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홍 회장은 "학회 회원의 70%가 개원의인 만큼 학회와 공동으로 소음성 난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 등을 기획할 것"이라며 "홈페이지 방향도 회원만을 위한 게 아니고 국민 생각을 받아들이기 위해 일반인을 위한 홈페이지도 만들어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