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박창일 의료원장이 지난 5년간의 임기를 끝으로 2월말 퇴임을 결정했다.
박 의료원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달까지 임기를 마치고 잠시 여행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공식적으로 퇴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아직 후임 병원장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새로운 병원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의료원장의 뜻밖의 결정에 의료진 이외 임직원들은 아쉬운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창일 의료원장은 메르스 확산 위기를 지역주민과의 신뢰를 다지는 기회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건양대병원을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
세브란스병원장을 역임한 그가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건양대병원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박 의료원장 취임 후 삼성서울병원 뇌종양센터를 역임한 김종현 교수에 이어 한국초음파학회 산증인으로 알려진 세브란스병원 유형식 교수 등 거물급 의료진을 영입했다.
무엇보다 박 의료원장의 역량은 병원 경영에서 빛났다.
그가 부임한 이후 연간 수익률은 29%늘었으며 외래 환자수도 24%이상 증가했다. 병상가동률도 93%로 탄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시스템도 국내를 넘어 국제 기준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세브란스병원장 재직시절 국내 최초로 JCI인증을 획득, 재인증까지 통과시킨 노하우를 기반으로 건양대병원도 JCI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JCI의 달인'임을 거듭 확인시켜준 것.
이와 더불어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각 과별 협진시스템을 구축해 의료서비스 개혁을 이어갔으며 최근에는 대전충청 지역에서 유일하게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선정됐다.
그의 경영 감각은 위기 상황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메르스 당시 '위기일수록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원칙을 세워 차분하게 대응한 결과 그 공로를 인정받아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김희수 건양대 총장의 부탁으로 지난 2011년 임기를 맡은 것이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는 의료진 및 직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로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