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에 인재들이 몰려있는데 왜 노벨상이 안 나오느냐"고 호들갑 떠느라 바쁠때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조용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름하여 '노벨상을 꿈꾸는 임상의사 양성 프로그램'.
과 연구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6년 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대생들이 SCI급 논문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북대병원 이용철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의과대학 방학 시즌에 맞춰 4주간 임상부터 실험, 보고서까지 집중적으로 마스터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물론 의대생이라는 한계점으로 직접 임상 참여는 어렵지만, 매일 환자의 경과를 살피고, 실험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논문 작성의 기틀을 잡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특이한 점은 전북의대 뿐만 아니라 서울의대, 중앙의대, 한림의대 등 전국 모든 의과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무료로.
이쯤되니 경쟁률도 만만치않다. 지원자는 평균 10여명. 강도높은 서류, 면접심사를 거쳐 1~2명에게만 기회가 제공된다.
심가 기준은 '그가 진심으로 연구에 애정이 있는가'하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지원자 중에는 4주간의 프로그램을 버티지 못해 중도 포기한 학생도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교수가 1:1로 임상에서부터 실험, 연구까지 집중적으로 교육을 해준다. 연구분야는 10년이상의 베테랑 PhD가 교육을 맡는다.
정부가 거듭 강조하는 '대한민국이 기다리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인 셈이다.
이를 위해 이용철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실험실을 오픈하고 자신의 연구시간은 물론 연구비를 여기에 쏟아 붓고 있다.
그렇다면 이용철 교수는 왜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일까.
이 교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교수가 된 이후에도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게 늘 아쉬웠다. 또 내가 의대생 시절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내가 만들었다"며 이유를 전했다.
그는 "당장의 SCI급 논문발표는 우리가 목표로 가는 과정 중 일부"라며 "노벨상을 꿈꾸고 전 세계 보건의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꿈꾸는 의대생이 더 늘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용철 교수는 "전국 인재들이 모인 의대생들이 돈만 보고 환자 진료에만 집중하는 현 세태가 안타깝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