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램시마'가 미국 진출 8부 능선을 넘었다.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인 이 약은 한국시간 9일 열린 미국 식품의약국(FDA) 관절염 자문위원회에서 모든 적응증 승인 권고를 따냈다.
투표를 진행한 24명 자문위원단 중 21명이 찬성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회사는 빠르면 오는 4월 '램시마' 미국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램시마 미국 진출 초읽기 5가지 의미를 짚어봤다.
①자문위 승인 권고= 자문위 결정은 제품 허가 참고 의견으로 활용된다. 의약품 승인에 법적 영향력을 갖지 않지만 FDA 제품 허가 결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친다.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에 매우 보수적이어서다. 꼬투리 하나 잡으면 허가 시점이 크게 늦어질 수 있다. 다만 미국 역시 날로 늘어가는 의료재정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은 '램시마'에게 호재다.
②최대 시장 진출= '램시마(미국 상품명 인플렉트라)'가 노리는 시장은 어마어마하다. 같은 계열인 TNF 억제제 미국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이 50조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관련 시장을 주도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램시마' 미국 진출은 최고 시장에서 의약품 가치 인정을 뜻한다. 바이오시밀러 초창기라는 이유만으로 처방에 미온적이었던 의료진들의 의심을 눈 녹듯 녹일 수 있다는 소리다. 특히 미국 가이드라인 등을 쫓는 한국은 더욱 '램시마'에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③외삽 인정=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적응증 A만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런데 규제 기관은 A는 물론 오리지널 적응증 B, C, D에도 허가를 내준다. 적응증 외삽(Indication Extrapolation)이다.
'램시마'는 주 적응증 외에도 관심을 모았던 외삽도 승인 권고받았다.
자문위는 '레미케이드'와 '램시마' 외삽을 인정하며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성인궤양성대장염, 소아 및 성인크론병, 건선, 건선성관절염 등 치료 효능 및 안전성을 양 제품이 동일하다고 봤다.
④지원군 화이자= '램시마' 미국 판매사는 호스피라를 인수한 세계 넘버원 미국계 제약사 화이자다. 호스피라는 화이자에 합병되기 전 '램시마' 미국 판권을 보유했다. 공룡 제약사 화이자 존재는 '램시마' 허가시 큰 도움일 될 것이라는 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화이자는 같은 기전 '엔브렐(에타너셉트)' 오리지널사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허가 및 판매 과정 노하우가 많다. 경험이 많은 든든한 지원군은 미국 진출에 큰 힘이 된다.
⑤미국 진출 개척자=연초 '열려라 미국' 주문을 외우는 토종 신약들도 많다.
1월 중순 유럽 최초 '램시마' 같은 기전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은 삼성바이오에피스(SB4) 역시 최종 목표는 미국이다. '램시마' 미국 허가시 토종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국내제약사들의 미국 진출 앞길을 터줄 개척자 역할이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유럽 등 67개 국가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번 자문위 결정은 대조의약품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동등한 효과를 가진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재정절감 혜택을 누리기 위한 미국 정부 입장과도 일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