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위암을 치료하는데 환자들의 선택폭이 한층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술과 내시경의 치료 효과가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무려 10년간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다.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 김성·민병훈·이혁 교수, 표정의 임상강사 연구팀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1290명) 또는 수술적 치료(1273명)를 받은 환자 2563명을 비교 분석하고 24일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환자마다 서로 다른 연령, 성별, 동반질환은 물론 암의 모양, 침윤정도, 위치, 분화도 등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반영한 뒤, 두 그룹을 대표하는 환자 각 611명을 추려 통계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0년 전체 생존율은 내시경 치료 그룹이 80.1%, 수술 그룹이 80.8%으로 나타났으나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다른 질환이나 사고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고, 위암을 기준으로 10년 생존율을 다시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시경 치료 그룹의 생존율은 98%, 수술 그룹은 96.9%로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양 쪽 모두에서 매우 낮았으며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무방했다.
다만 위암 재발에 있어서 만큼은 기존 치료법인 수술이 내시경 치료보다 여전히 효과가 분명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10년을 기준으로 위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비율을 따졌을 때 내시경 치료 그룹은 60%에 불과했지만, 수술 그룹은 80.6%였다.
위를 보존하는 내시경 치료와 달리 암 발생 부위를 광범위하게 절제 가능한 수술적 치료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장기 생존율이나 위암 기준 생존율의 차이가 없다는 것은 조기 위암 치료에 내시경과 수술 모두 고려할 수 있다는 확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기준 적용 대상 이외에는 장기적 치료 효과를 두고 학계에서 끝없이 논쟁해오던 문제가 이번 연구로 정리가 된 셈이다.
김성 교수는 "위암의 근본적 치료는 여전히 수술이 밑바탕을 이루겠지만 적합한 환자를 잘 선정하면 내시경 치료도 수술처럼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환자에게 무엇이 더 최선인지를 따져 치료 결과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혁 교수는 "조기 위암을 내시경적 치료방법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내시경 시술 경험을 토대로 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얻은 장기 생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암 재발을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IF=10.75)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