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의료계가 뭉치기 위해서는 대한의사협회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역의사회에서 나왔다.
대구시의사회 김기둥 공보이사(마크원외과)는 지난달 말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에서 벌어진 일을 직접 본 후 의사회보 최신호를 통해 의협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달 30일 의협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 말미, 의료혁신투쟁위원회가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에 난입해 파행을 빚었다.
김 이사는 "적극적인 성향을 지닌 회원 관점에서는 지금까지 의협이 지녀온 태도와 방향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약분업 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줄곧 밀리기만 했던 의협을 정부는 이도 저도 아닌 쉬운 존재로 여기는 것 아닌가 스스로 통렬한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김 이사는 특정 단체의 과격한 행동은 집단이기주의적 행태이고 비판을 받아야 함을 전제했다.
그는 "의협이 분란을 예상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의협은 타 단체에 대해 일방적인 배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문제를 사전에 조율하는 어떤 노력이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는 그저 계륵같이 불편한 존재로만 비춰지게끔 행동해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짚어보고 적극적인 전략적 수정이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둥 이사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억지전략(Strategy of deterrence)'을 쓰는 것도 대안이라 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모든 사안을 갖고 정부와 대립할 수 없다면 억지전략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두려움의 역학관계를 반대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나약하고 순진한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싸움이 생각처럼 쉽지 않으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시지의 기본적인 핵심은 일관성 있는 모습"이라며 "공동의 위험에 맞서 하나의 목소리와 행동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