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연초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때 아닌 키닥터 모시기 전쟁에 돌입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합법적인 제품설명회 즉 '론칭 심포지엄'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면서 의료진 섭외에도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제약사는 영업사원에게 '심포지엄에 교수를 몇 명 이상 데려오라'는 할당 지침을 내려 이를 비공식적인 평가 척도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국적 A사 영업사원은 "신제품 발매 후 전국 심포지엄이 빈번해지면서 의료진 모시기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큰 행사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으로 한정돼 있고 특수 질환의 경우 키닥터가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아 경쟁사를 뚫고 섭외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약사끼리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물밑에서 일정을 맞추지만 해외 연자가 방문하는 경우 등은 어쩔 수 없이 겹치기도 한다. 이 경우 키닥터를 경쟁사에 뺏기느냐 아니느냐에 개인 능력이 평가된다. 비공식적이지만 실적 평가에 반영된다"고 귀띔했다.
국내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다국적사와 코프로모션을 하는 경우에는 압박이 더 심하다.
B사 영업사원은 "공동 판매 제품 심포지엄이 열리면 다국적사는 국내사에게 의료진 섭외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은 마케팅 전략을 짜고 국내사는 소위 잔 업무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설명회 자체가 신제품이 나올 때도 많이 열리지만 급여 확대 등 이슈가 있을 때도 진행된다. 즉 행사 황금 날짜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는 소리다. 이때는 정말 키닥터 모시기가 힘들다. 또 의료진 개인 사정이나 해외 출장 등의 일정도 꿰고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