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성형 시장에서 비급여 수입의 효자 품목이었던 보톡스와 필러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가격 경쟁력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지만 쁘띠성형이 유행인 만큼 환자 수요는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울며 겨자 먹기 상황인 것.
4일 미용성형 개원가에 따르면 국산 보톡스의 등장과 치열한 경쟁이 더해지며 보톡스 시술 비용이 줄고 줄어 2만원까지 떨어지다 못해 1만원 보톡스 시술까지 등장했다.
부산 S의원은 개원 기념으로 '정품 보톡스 1만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남도 창원 T의원 역시 2개월 동안 미간 보톡스 1만원 이벤트를 했다.
서울 P의원은 턱 보톡스 1만원 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2명이 함께 오면 3만5000원, 3명이면 3만원이다.
시술비가 무한대로 내려갈 수 있는 이유는 약값 자체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C의원 원장은 "과거 보톡스 약값만 25만~30만원 할 정도로 비쌌다"며 "국산 보톡스가 등장하면서 제약사도 경쟁을 해야 했고 지금은 2만~3만원대의 약도 많아서 시술비도 낮게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보톡스나 필러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원하는 환자에게만 시술하는 곳도 생겼다.
C의원 원장은 "수술을 중심으로 하다가 보톡스를 맞고 싶다는 환자에게만 시술하고 있다"며 "금전적인 것을 생각하면 달갑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쁘띠 성형이 대세인데다 상대적으로 쉬운 시술이다 보니 포기할 수는 없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J성형외과 원장도 "상담실장이 환자에게 상담 과정에서 필러와 보톡스 시술을 권해도 직접 환자와 얘기를 하면서 수술을 권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돈에 매몰된 현 상황을 비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K성형외과 원장은 "아예 저가를 내건 보톡스, 필러 전문 의원까지 생겨나 웬만큼 가격을 낮춰도 환자들이 믿지도 않는다"라고 토로하며 "싼 게 비지떡인 꼴이다. 돈에 너무 매몰돼서는 안되는데 안타깝다"로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이 다른 곳보다 터무니없이 싼 의원일수록 사무장병원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