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의료에 있어서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뇌출혈로 인해 뇌가 두개골 아래로 함몰된 환자에게 국내에서 3D 프린팅 기술로 개발된 두개골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원장 김성덕) 신경외과 권정택․이무열 교수팀은 지난 4월 5일, 뇌지주막하 출혈로 뇌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랐다가 두개골 아래로 심하게 함몰된 60대 여성 환자에게 3D 프린팅 두개골 이식 수술을 실시했다.
이식 수술을 받게 된 환자는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작년 9월, 갑자기 머리가 터질듯 한 심한 두통이 발생해 중앙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병명은 뇌CT 및 혈관조영술 검사 결과, 뇌동맥류가 터진 '뇌지주막하 출혈'.
권정택 교수팀은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출혈이 되지 않도록 혈류를 완전히 차단하는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을 실시한 뒤, 뇌부종에 의해 상승한 뇌압을 감소시키기 위해 두개골편을 제거해 내는 감압두개골절제술을 시행했다.
이후 환자는 뇌부종이 감소되며 뇌가 두개골 절제 부위 아래로 함몰되어 두개골 이식수술이 필요해짐에 따라 두개골 이식편을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맞춤제작, 재현해 두개골 이식 성형 수술을 실시하게 됐다.
이번에 환자가 이식을 받게 된 3D 프린팅 두개골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영수, 이하 생기원) 강원지역본부 '3D프린팅기술센터'에서 환자의 두상 모형을 재현해 맞춤 개발·제작한 '순수 타이타늄(Titanium)' 소재의 두개골로써, 지금까지 강도 유지를 위해 사용되던 알루미늄과 바나듐이 들어간 기존 타이타늄 합금에 준하는 강도를 실현하는 공정기술로 개발됐다.
순수 타이타늄 소재는 인체에 무독하면서도 가볍고, 기계적 강도도 우수한 편이지만, 알루미늄-바나듐-타이타늄 합금과 비교해 강도가 60%수준에 머물러 순수 타이타늄 소재 사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생기원 강원지역본부는 독창적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해 적용함에 따라 순수 타이타늄 소재를 기존 알루미늄-바나듐-타이타늄 합금대비 95%에 이르는 고강도 특성을 구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에 환자에게 이식된 '순수 타이타늄 소재 3D 프린팅 두개골'은 생기원 강원지역본부와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권정택 교수와의 의학 분야에 있어 깊은 토의를 걸친 결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의료진이 요구하는 강도를 만족하는 최소 두께 제어기술을 적용하고, 내부는 비움으로써 부피 대비 질량을 감소시켜 무게감을 최소화하는 한편, 두개골 내부에 생긴 데드존(dead zone)을 다 채울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돼 두개골 이식 환자의 적응증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정택 교수는 "기존의 골 시멘트 등을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은 함몰이 심할 경우 재료가 많이 사용돼 무게가 무거우며, 환자의 뇌에 딱 맞는 모양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고, 수술 후 이물 반응이나 세균 감염 위험이 있어 부작용이 높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에 반해 '순수 타이타늄 소재 3D 프린팅 두개골'은 기존 3D프린팅 두개골 소재보다 무게감을 더욱 더 최소화한 가운데, 환자의 영상정보를 이용해 환자 개인의 두개골 특징에 맞게 제작돼 높은 정밀도와 고강도는 물론이고, 두개골 내부의 빈 공간까지도 채울 수 있어 수술 후 감염 및 합병증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수술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권정택 교수는 지난 2013년 6월, 환자의 두상 모양을 그대로 본 따서 재현한 3D 프린팅 두상 모형을 이용한 뇌종양 수술 시뮬레이션을 시작한 이래 수차례의 3D프린팅 뇌수술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근 3D 프린팅 두개골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