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 운영 시스템을 바꾸자를 취지로 시작된 회장-이사장 이원화 체계 구축에 제동이 걸렸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7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병협 의결 및 집행기구 개편을 골자로 한 병협발전특위(병원협회발전특별위원회) 결의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다수의 상임이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안건은 상임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4일 구성된 병협발전특위는 2월 23일 첫 회의에 이어 총 3번에 걸친 회의 끝에 결의안을 마련하는 등 일사천리로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4월 열리는 상임이사회에 앞서 최종안을 마련하고자 두차례 회의를 여는 등 논의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상임이사회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자연스럽게 정기이사회, 정기총회 상정도 불발로 끝났다.
하지만 병협발전특위 결의안에 대한 논의 자체가 무산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논의 필요성에 대해선 상당수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상임이사회에 참석, 문제를 제기한 임원들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공유도 채 안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서둘러 추진하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은 "50여년간 이어져온 병협 회장 체계를 5개월도 안되는 기간에 불과 몇차례 회의로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운영 체계는 한번 바꾸면 또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면서 "일부 임원만의 의견 일치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임원은 "차기 집행부에서 논의를 이어갈 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번 공감대를 갖고 의견을 모은 안건인만큼 무시하고 갈 수 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