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음파진단기시장은 자국 업체와 GPS(GE·PHILIPS·SIEMENS)로 대표되는 다국적기업 간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저가 로우엔드·미들레인지급 초음파진단기에 주력했던 로컬업체들이 높아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GPS가 장악한 하이엔드급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형병원 하이엔드급시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GPS 점유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로컬업체들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인력 영입을 통한 가파른 발전 속도는 GPS와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의료개혁 일환으로 자국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유도하면서 로컬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 복건성 삼명시 위생국은 관할 의료기관에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산아제한 폐지와 최근 중국 병의원들의 초음파진단기 교체 바람도 토종업체들에게 호재다.
중국 의료기기산업을 대표하는 ‘마인드레이’(mindray) 역시 초음파진단기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PS를 제외한 로컬업체 중 ‘SonoScape’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마인드레이는 CMEF 2016에서 3D·4D 초음파기술로 진단뿐만 아니라 연구용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은 하이엔드급 초음파진단기 신제품 ‘Resona 7’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중국 초음파진단기시장 지각변동을 마인드레이 의료영상시스템 국내 마케팅부 리아우더 책임자로부터 들어보았다.
Q: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돼 GPS와의 기술 및 시장점유율 격차를 많이 좁혔다.
-얼마 전까지 중국 초음파진단기시장은 총 판매량 기준으로 1위 GE헬스케어, 2위 필립스, 3위를 지멘스가 차지했다.
그러다 최근 통계에서는 마인드레이가 지멘스를 누르고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결과가 하이엔드급 초음파진단기 판매 순위는 아니다.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중국 대형병원들은 여전히 GPS 장비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로컬업체들의 하이엔드급시장 점유율이 아직은 높지 않다.
하지만 로컬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정부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 장려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건 분명하다.
마인드레이는 15년 간 연구개발과 2014년 미국 초음파진단기업체 Zonare社 인수 등 기술력을 축적한 결과 GPS와 경쟁할 수 있는 하이엔드급 초음파진단기를 최근에서야 출시했다.
지난해부터 하이엔드급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Q: 중국 정부가 자국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 로컬업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피부로 느껴지는 게 크지 않을뿐더러 특별히 뭐가 바뀐 건지도 잘 모르겠다.
정부 정책으로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장려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구호일 뿐이지 효과가 큰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부가 국산 의료기기를 장려하는 이유는 중국 시민들이 여전히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한국처럼 국산을 선호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Q: 1979년 시행한 산아제한이 올해 폐지됐다. 호재로 작용하지 않겠나.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초음파진단기는 산부인과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병의원들의 초음파진단기 교체시장도 열리고 있다.
기존 구형 흑백 로우엔드급 장비를 사용했던 병의원들이 미들레인지·하이엔드급장비로 활발히 교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Q: 한국은 초음파진단기 수요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어떤가.
-초음파진단기 사용 범위가 확대되는 등 아직 수요가 충분하다.
한국은 미국처럼 영상의학과 한 분야로 초음파진단기가 포함되지만 중국의 경우 초음파진단만 따로 하는 전문과가 있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
인구가 많은 만큼 병의원 수도 많고 산아제한 폐지로 인한 출산율 증가와 초음파진단기 교체시장 또한 커지고 있어 초음파진단기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Q: 일부 로컬업체들은 CE·FDA 인증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내수시장에서도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이유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술력이 안 되니깐 해외인증을 못 받는 것이다.
중소업체들도 해외수출을 하고 싶지만 제품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 받는 것뿐이다.
해외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경제력이 떨어져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장이나 아프리카에 주로 수출한다.
유럽과 미국은 안전성·유효성 등 제품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증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지 않나.
기술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CE·FDA 인증을 받는데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Q: 중국시장에서 한국 삼성전자·알피니언의 경쟁력은.
-알고 있는 바로는 삼성전자가 메디슨 합병 후 삼성메디슨의 인사 변동이 심했고 또 삼성전자 인사가 삼성메디슨 경영진으로 오면서 의료기기사업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초음파진단기 제품은 괜찮은데 시장반응이 별로다.
제품은 좋지만 유통채널·시장조사·프로모션 등 전반적으로 영업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방면에 역사가 길지 않아서 그런지 투자를 많이 하고는 있지만 의료기기사업하고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알피니언은 중국 의료기기시장에서 아주 작은 회사에 속하고 인지도가 높지 않아 업계에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