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국 의료기기 등록규정상 3등급 의료기기 최초등록 허가수수료는 이렇다.
자국 생산시설에서 제조된 국산 의료기기 수수료는 약 15만 위안(한화 2645만 원).
반면 수입 의료기기는 약 30만 위안(한화 5291만 원)으로 수수료가 2배 껑충 늘어난다.
중국 의료기기시장의 높아진 진입장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몇 년 사이 중국 CFDA(한국의 식약처) 수입허가 수수료는 대폭 인상됐고 허가심사 또한 더욱 까다로워졌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 정부 또한 공공조달시장의 자국보호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2009년에는 공공조달시장에서 국산 장비 내수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자국제품 보호’(Buy China) 규정을 수립했다.
뒤이어 2010년 5월 발표한 ‘정부조달 국내제품 관리방법’은 국내 제품 정의를 “중국 국내에서 생산되며 국내 생산비용 비율이 50%를 넘는 최종 제품”으로 규정했다.
한국 의료기기업체들이 수입 의료기기 ‘쇄국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 이재화 이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을 한국의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중국 현지화 진출사업’ 계획을 밝혔다.
복지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중국 지방정부가 조성한 산업단지 내 아파트형 공장 입주 또는 단독 생산시설을 짓고 ‘Made in China’ 의료기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수입 의료기기가 아닌 현지 생산한 의료기기로 인허가 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화 이사장은 “중국이 과거 한국 업체들에게 해외수출을 위한 단순한 생산·수출기지였다면 이제는 소득증대에 따른 최대 소비시장”이라며 “더 이상 중국을 생산 공장이 아닌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는 ‘Made for China’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의료기기 연구개발, 부품소재 공급, 생산·판매 역할 분담 등 글로벌 차원의 상생협력으로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돕는 ‘Made with China’ 전략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중국 현지화 진출사업 첫걸음으로 한국 의료기기업체들의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위해시·연태시 등 중국 내 산업단지 입주지역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합 박희병 전무이사는 “중국 전역 각 산업단지가 제시하는 입주 시 각종 세제 혜택 조건은 물론 현지 인건비 수준, 유통물류 현황, 원자재 공급 여부 등 한국 의료기기업체들에게 최적의 제조·생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세세한 여건들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에 진출했다가 성공한 기업보다 어려움을 겪거나 철수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에는 환대를 받고 진출했지만 중간에 난데없이 세금을 부과하는 등 당초 제시했던 조건과 달라지는 등 피해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산업단지 선정 후 입주 전 지방정부 상무국·단지 산업국·조합·업체 4자 간 양해각서 체결로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계약 불이행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차원에서 공식적인 합의사항을 담보할 수 있도록 복지부 등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하반기 사업 수행을 위한 중국 현지화 지원센터(가칭)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센터는 중국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법인설립을 비롯한 행정지원과 주재원 교육, 사무실 임대 등 산업단지와의 행정적 조율을 담당한다.
더불어 제조허가를 비롯한 각종 인증획득 지원과 제품 판로개척을 위한 현지 파트너 발굴 등 다양한 역할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