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탈모 환자가 급증하면서 탈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 4조원까지 급증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않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신이 탈모라고 진단하는 것조차 친구나 지인를 통해 받고 있는데다 치료도 샴푸나 미용실 등에 의존하고 있어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대한모발학회는 최근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7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탈모나 가려움증 등 두피에 이상 증상을 경험했지만 진단과 치료방법을 선택할때는 의사보다 친구나 지인에게 기대고 있었다.
10명 중 5명이 의사를 찾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물어 탈모를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고 답한 것.
탈모 증상이 진행되는데도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를 묻자 46%가 병원을 찾을 정도는 아니라고 스스로 진단했다고 응답했고 18%는 의사의 탈모 치료에 대한 효과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13%는 미용실이나 한의원, 약국에서 피부과 병의원의 치료가 효과가 없다고 강조해 병원을 찾지 않았다고 답해 충격을 더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탈모 환자들은 잘못된 진단과 치료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정보를 듣지 못하다 보니 비전문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탈모 환자의 46%가 샴푸나 토닉 등 화장품이나 의약외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중 80%는 이러한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9%는 한의원이나 미용실 등에 방문에 관리를 받는다고 털어놨고 음식을 통해 탈모를 막고 있다는 응답도 4%나 됐다.
대한모발학회 강훈 총무이사는 "탈모증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유형과 단계에 대한 의학적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하지만 대부분 환자들이 자신의 탈모 유형조차 모른채 비의학적 방법으로 질환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샴푸나 미용실, 한의원 등을 찾아 탈모 치료를 받았던 환자에게 효과를 묻자 대부분이 만족할 만한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이 탈모방지 샴푸 등을 썼지만 효과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고 털어놨고 한의원과 음식 요법조차 만족도가 10%도 되지 않았다.
따라서 학회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광고 등을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탈모방지 샴푸를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분류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모발학회 최광성 기획이사는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광고에 현혹돼 탈모 치료를 샴푸 등 제품에 의지하고 있다"며 "탈모증 환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능성 인증에 대한 합리적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발학회 심우영 회장은 "탈모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환자들이 의학적 치료가 아닌 화장품과 두피관리실 등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조기에 탈모증을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