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가장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이슈 중의 하나가 ‘먹방’이다. 이 현상은 바야흐로 맛있는 식사와 현대인의 삶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보여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먹는 것의 즐거움을 빼 놓고 해외에서의 경험을 논할 수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식주 중에서도 지역별로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식(食)’의 다양함과 매력을 느낀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미각의 일깨움을 넘어서 오감의 황홀함을 느끼게 해주는 여행 중의 홍일점이라고 ‘단언컨대’ 이야기할 수 있다.
본과 1학년이 된 지금 음식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필자가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타지에서의 식사 경험이다.
가장 많은 끼니를 해결했던 곳이 아무래도 학교 안에서였는데,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내식당 뿐만 아니라 많은 외부 음식 업체들이 학생회관이나 강의동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힘들게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미국의 음식을 다양하게 접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체계적인 식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Meal plan 이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간단히 말하면 식권을 묶음 단위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데, 학교에서 운영하는 뷔페식 식당 3곳에서 이 식권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묶음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더 큰 묶음을 구매할수록 한 끼 당 식사 값이 내려가는 형태를 취한다.
여기에 Meal Plan을 신청할 시 교내에 있는 대다수의 식당들 (예를 들면 Starbucks나 Subway와 같은 외부 업체 식당들)에서 이용할 수 있는 Dining Dollar 또한 일정 금액을 보너스로 지급해 준다.
다른 말로 하면 Meal Plan을 이용하면 교내에 있는 식당 대부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필자의 경우 60 Meal Plan (60식 식권)을 신청하여 교내 뷔페식 식당에서 60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권과 300$의 Dining Dollar를 별도로 받았다.
이 제도를 잘만 이용하면 교환학생 기간 내내 식사를 대부분 학교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 특이했던 점은 교내의 뷔페식 식당에서 개인 도시락을 이용하여 음식을 싸가지고 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교내의 뷔페식은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피자와 파스타, 고기류와 샐러드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기와 같은 특식은 매일매일 메뉴가 바뀌어서 음식이 질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대로 음식 대부분이 기름기가 많아 어느 정도 먹으면 속이 느끼해 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하지만 음식 모두가 맛있었고, 특히 한 끼 당 약 $7 정도의 가격대로 미국에서 뷔페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은 학교 밖에선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직도 학교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식사이다.
한편으로 주말에는 미국에서 사귄 다른 나라 교환학생 친구들이나 집주인과 함께 외식을 하곤 했는데 한 번은 28인치 피자를 2명이서 1시간 내에 먹으면 바하마 제도로 가는 크루즈 티켓 2개를 무료로 준다는 이벤트를 보고 거침없이 도전했다가 한동안 피자는 입에 대지도 않았다는 웃지못할 경험도 해보았다.
이외에도 집주인과 함께 토속적인 미국 남부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을 간 적이 있었다. 이 곳 또한 뷔페식으로 학교의 뷔페식과는 다르게 데친 야채류의 요리가 많았고 기름기가 덜해서 맛 또한 피자나 햄버거와 같은 음식과는 다르게 담백했다.
미국은 한국의 유명한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한국만큼 각광받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햄버거의 경우 패스트푸드점을 찾아가서 먹으려고 하기보다는 그 지역의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서 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맛과 질의 차이가 현격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인들도, 자신의 나라 음식에 대해 정통한 곳에서 좀 더 나은 음식을 찾을 거라는 기대를 하는 듯하다.
어쩌면 패스트푸드의 맛이 미국의 맛이라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여행하면서 분명하게 느낀 것은, 토속적인 음식은 그 지역을 직접 가 봐야지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