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에 안전성 이슈가 불거졌다.
임신 초기에 리리카를 복용한 경우 선천성 결손증, 즉 선천성 기형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스위스 로잔의대 Ursula Winterfeld 교수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지(Neurology) 5월 1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7개국에서 임신기간 리리카를 복용한 164명과 어떠한 항경련제도 복용하지 않은 656명의 임신부를 비교했다. 이어 출산 후 태아에서 선천성 기형을 확인한 것.
결과를 살펴보면, 임신 초기에 해당하는 임신 14주까지 리리카를 투약한 여성에선 항경련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주요 선천성 결손증의 발생 위험이 3배가 높았다.
리리카를 복용하지 않은 580명 중 12명(2%)에서 선천성 결손증이 보고된 반면, 리리카를 투약한 116명의 임신부에선 7명(6%)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천성 결손증은 주로 중추신경계를 비롯한 심장 등에서 관찰됐는데, 리리카 투약군에서 중추신경계에 결함이 발생한 비율은 6배가 증가했다.
리리카 비투약군에서의 발생률이 0.5%였던 것에 비해 리리카 투약군은 3.2%였던 것.
그러나 연구팀은 리리카와 선천성 결손증의 연관성을 두고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대상이 된 임신부의 수가 적었고, 정작 이들조차 선천성 결손증을 유발할 수 있는 기타 다른 약물을 복용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저자인 Winterfeld 교수는 "향후 대규모 연구를 추가적으로 시행해, 임신 초기에 프레가발린을 투약했을 때 주요 선천성 결손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해당 연구결과는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분석에는 환자들의 의학적 상태나 기타 다른 약물 복용력 등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리리카를 투약한 여성의 경우 흡연과 당뇨병의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연구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약물은 통증을 비롯해 뇌전증, 섬유근육통(fibromyalgia),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나 대상포진, 척수손상에 기인한 신경병증성 통증 등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선 일반적인 불안증이나 기타 정신건강질환에도 오프라벨로 처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