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를 미용적으로 접근하는 환자들이 많아요. 비전문적인 치료로 수백만원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탈모도 분명한 질병이에요. 인식 개선이 시급하죠."
대한모발학회 심우영 회장(경희의대)은 30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탈모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탈모를 피부질환으로 인식하지 않고 미용적으로 접근해 생겨나는 사회적 비용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심 회장은 "지금까지 탈모가 질병이 아닌 숨겨야 하는 흉터 정도로 인식되면서 비전문적인 치료가 난립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탈모가 더욱 악화되고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탈모도 질병이며 전문의를 찾아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모발학회가 전국 16개 대학병원 1314명을 대상으로 원형 탈모 환자의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여타 질병과 마찬가지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감정적인 손상을 입은 환자가 80%에 달했고 이중 대부분은 사회생활에서도 큰 지장을 받고 있었던 것.
특히 이중 40%는 불안척도와 우울척도가 일반인에 비해 2~3배 가량이 높았다. 원형 탈모 환자 10명 중 4명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의미다.
심우영 회장은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환자들이 전문의를 찾지 않고 한의원 등을 방황하며 적게는 400만원 이상 비용을 낭비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탈모가 피부 질환이라는 인식이 적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이로 인해 모발학회 등에서도 대국민 캠페인 등을 통해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생각이 바뀌지 않는 것 같다"며 "지속적인 홍보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모발학회의 발전과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결국 학회로서 가장 중요한 기반인 학술적인 부분이 충족돼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학회를 국제학회로 격상시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아시아모발학회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 회장은 "서울헤어포럼 등을 통해 해외 석학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탈모 치료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며 "조만간 아시아 국가들을 묶는 방안을 추진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중국, 일본간에 우선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타 국가들을 규합해 아시아모발학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중에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 모발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