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과연 국내 응급실의 고질적인 병폐를 바꿀 수 있을까.
1일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센터 개소를 기념해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효율적인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면서 병원의 적극적인 변화를 거듭 당부했다.
그에 따르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면 중환자 중심의 진료로 응급실 진료체계를 바꿔야한다.
또한 지역 내 대형교통사고 등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에 늘 대처하고 대비해야하며 지역 내 유관단체 및 기관 등에 재난 및 응급의료 교육을 실시해야한다.
해당 지역 내 재난 및 응급상황을 총괄하는 의료기관으로 지정받은 만큼 이 정도의 역할은 해야한다는 게 윤한덕 센터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
이를 당부한 윤한덕 센터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병원 내 진료체계를 개편하는 작업"이라면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대부분의 대학병원은 외래 및 병실 중심으로 운영, 늘 대기환자가 넘치고 그에 맞춰 장비 및 인력배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발생할 지 알 수 없는 응급환자를 위한 공간과 인력을 배치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가령, 중환자실 환자가 2주 이상 입실하면 응급환자가 입원할 공간이 부족하다. 그 틈을 비워야하는 게 권역응급센터의 역할"이라면서 "이를 위해 대대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민용일 응급의학회장(전남대병원)은 향후 권역응급의료센터가 겪어야할 험난한 길을 예고함과 동시에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민 회장은 두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한가지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에서 전원하는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공간과 인력을 남겨둘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공공적인 역할에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그는 "병동을 운영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와는 달리 여유 병동과 인력이 필요한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교육·재난의료 대처 등 공공의료적 측면 또한 상당히 부담스러운 업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