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약가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해 위험분담제(RSA)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위험분담제도의 운영과 관련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급여실 최남선 차장의 말이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시장에 속속 등장하면서 이들 신약의 가치설정이나 환자의 접근성 등을 놓고 위험분담제도(RSA)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7회 아시아 국제보건경제학회(ISPOR) 이슈 패널 토론에서도 위험분담제는 빠지지 않는 화두였다.
'한국에서 위험분담제도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남선 차장은 "위험분담제는 환자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비상구"라며 "건보공단은 위험분담제도가 다른 약가제도와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련 업계와 논의해 건보재정의 건정성을 도모하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데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고 밝혔다.
미국, 호주 및 한국의 보건경제 및 정책 전문가가 참여한 이번 토론에서는 한국에서 위험분담제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삼육대약대 김혜린 교수는 우리나라의 위험분담제도와 관련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국내 위험분담제 시행 2주년을 맞아 작년에 실시된 설문조사는, 총 30개 제약회사에서 보험급여 등재 관련 업무 담당자 11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위성은 '분명'…효율성 두고 '실질적 장벽 걸림돌'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5%가 향후 신약 급여등재 시 위험분담제를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국내 약가가 다른 국가들의 참조가격으로 작용하는 점과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위험분담제를 통한 약가 협상이 정부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점 등이 꼽혔다.
그런데 현재 위험분담제의 운영 효율성을 두고는 제약사들은 실질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위험분담제가 적용되는 대상 약제가 제한적이라는 점과 불확실한 계약기간에 대한 우려, 환급 비용 외 제약사가 부담해야 되는 이자 및 담보비용 등 부수적인 비용이 큰 점 등이 한계로 거론됐다.
특히 모든 위험분담제 신청약제에 대해 일반 급여등재 과정과 동일하게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이 필수적인 점도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좌장을 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재현 교수는 "위험분담제는 전 세계적으로 환자의 신약접근성을 개선하는 약가 협상 모델로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 정부에서도 위험분담제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위험분담제가 재정중립적이고 보다 환자들의 신약접근성 제고를 위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