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종합병원 구매물류팀장들이 ‘의료기기 UDI’(Unique Device Identification·고유식별코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료기기 UDI가 이력·추적관리로 국한된 업계만의 이슈가 아닌 병원 구매물류 패러다임 변화의 중요한 화두로 보고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
전국병원구매물류협의회(회장 이재령·분당서울대병원 구매팀장)는 오는 20일(목) 개막하는 ‘메디컬 코리아 &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MEDICAL KOREA & K-HOSPITAL FAIR 2016) 기간 개최하는 세미나 주제로 의료기기 UDI를 심도 깊게 다룰 예정이다.
전국 300여 곳 병원 구매·물류팀장이 가입한 협의회는 오는 20일·21일 양일간 열리는 워크숍에서 의료기기 유통구조는 물론 병원 구매물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의료기기 UDI 도입에 따른 대비책을 모색한다.
협의회 이재령 회장은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의료기기 UDI가 업계와 병원 모두에게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에 세미나 주제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기기업체들은 앞으로 병원에 치료재료를 공급하거나 해외수출을 위해 당연히 의무적으로 따라야할 것이고, 병원 입장에서도 구매물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의료기기 UDI를 세미나 첫 번째 주제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양일간 세미나에서 의료기기 UDI 규정 개요와 함께 제도 도입에 대비해 병원 구매·물류팀에서의 준비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의약품의 경우 고유번호인 일련번호를 부착해 바코드 또는 RFID 태그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해 이력 추적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재료는 의약품과 달리 한 품목에만 수십 개 제품이 존재하고 (가납관리·구매대행 등) 병원 구매물류 구조 역시 복잡하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의료기기 UDI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기기 UDI는 결코 의료기기업계만의 이슈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병원마다 구매물류 환경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향후 의료기기 UDI 관리주체가 병원·구매대행업체·공급사 중 누구냐에 따라 병원계가 겪을 큰 변화가 예고된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 병원 구매·물류팀장들이 모여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령 회장은 이번 협의회 제1차 정기총회와 의료기기 UDI 논의를 계기로 각 회원사들이 힘을 합쳐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병원 구매물류시스템 개선과 선진화를 위한 협업과 사안에 따른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2003년 분당서울대병원 개원 당시 구매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여러 대학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무턱대고 일본 동경대병원을 찾아가 3박 4일 동안 배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국병원구매물류협의회는 선진화된 구매물류시스템을 갖춘 병원들이 앞장서 다른 병원들의 구매물류 프로세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채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몇 년 전 한 다국적기업이 치료재료를 공급하면서 상한가로 받지 못하면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한다고 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실적으로 개별 병원이 거대 다국적기업과 싸우기는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협의회 회원사들이 힘을 합쳐 한 목소리를 낸다면 부당한 요구를 하는 다국적기업에도 충분히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