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의 2세대 EGFR 표적치료제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이 전체 생존기간(OS) 개선에는 일단, 물음표를 찍었다.
이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진행 중인 유럽종양학회 (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LUX-Lung 7 연구 결과에 따른다.
1세대 EGFR 표적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와 직접비교 결과, 일차 평가변수였던 OS 측면에서 지오트립 복용군은 게피티닙 복용군보다 사망위험이 14%가 줄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p=0.258)'를 보이지 않았다.
해당 LUX-Lung 7 풀 데이터에 따르면, 지오트립 치료군과 게피티닙 치료군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27.9개월과 24.5개월로 지오트립 치료군의 OS가 연장되는 '경향성' 만큼은 확인된 것.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해당 계열 폐암표적치료제 가운데 'OS 개선'에 우월성을 입증한 약물이 없는 상황에서, 애초 임상연구 디자인 자체가 우월성 입증에 목적을 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상 환자군은 EGFR 변이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 치료 전략으로 진행했다.
LUX-Lung 7 임상을 총괄한 성균관의대 박근칠 교수(삼성서울병원 암의학연구소 소장)는 "지오트립은 LUX-Lung 7 임상을 통해 1세대 치료제 대비 폐암 질환 진행을 27%까지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치료 실패 위험도 27%까지 낮추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비록 이번 추가 평가지표인 OS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미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 및 치료 실패까지 걸리는 시간(TTF)을 지연시켜 EGFR 변이 양성 폐암 환자의 1차 치료옵션으로 근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2b상 임상인 LUX-Lung 7 임상의 독립적 검토위원회가 평가한 PFS 및 TTF는 공동 일차 평가변수로 앞선 1차 분석 결과가 여기서 재확인됐다.
작년에 발표된 결과에서도 지오트립은 게피티닙 대비 폐암 진행 위험 및 치료 실패 위험을 각각 27% 유의하게 감소시킨 바 있으며, PFS 개선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눈에 띄게 나타났다.
특히 치료 시작 후 24개월 시점에서 지오트립 치료군(17.6%)에서 게피티닙 치료군(7.6%) 대비 두 배 이상 PFS가 증가했으며, 객관적 종양반응(ORR)은 지오트립 치료군이 70%로 게피티닙 치료군 56%에 비해 높았다.
이번 임상의 환자보고결과(PRO) 측정 시, 지오트립과 게피티닙 두 치료군 모두 전반적으로 유사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두 군에서 약물과 관련된 치료 중단율도 동일했다.
또한 게피티닙은 한 가지 용량만 사용이 가능해 용량 조절이 없어지만, 지오트립은 이상반응 관리를 위해 정해진 기준을 충족한 환자를 대상으로 용량 조절이 가능했으며, 이는 치료 효과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한편, 지오트립은 EGFR 활성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전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승인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8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백금 기반 화학요법 투여 중 또는 투여 이후 진행되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편평조직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승인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