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한의원 등을 전전하다 질환 진단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류마티스 질환 조기 진단이 늦어져 환자 고통이 커지고 있다는 것.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 19개 대학병원에서 류마티스내과에 내원하는 환자 1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단지연 실태를 공개했다.
공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대부분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파스나 진통제를 사용(33.2%)하거나 침이나 뜸과 같은 물리치료(26.4%)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10명 중 8명(83.3%)은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하기 전 다른 병원이나 진료과를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주로 방문한 의료기관은 정형외과(39.6%), 내과(14.4%), 한의원(12.1%) 순으로 나타났으며, '다니던 병원의 의사 권유(42.6%)'로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환자 10명 중 2명 미만(18.2%)만이 다른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바로 류마티스내과를 찾는다는 것이다.
또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자신의 병명을 아는 데까지는 평균 23.2개월이 소요됐으며, 응답자 10명 중 3명(29.1%)에서 진단에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는 질환 증상에 대한 인식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학회 최정윤 이사장(대구가톨릭대병원)은 "환자들이 초기 통증을 단순하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로 잘못 대처하거나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다른 대안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하면서 진단이 지연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진단이 지연돼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며 "6주 이상 손마디나 발가락마디에 통증이 지속될 경우 관절이 아픈데 염증수치가 계속 상승돼 있는 경우에는 류마티스내과로 바로 내원해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이사장은 다른 질환에 비해 통증을 참는 환자 비율이 높다고 우려했다.
최 이사장은 "강직척추염 환자의 경우 발병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진단에 소요되는 기간이 다른 류마티스 질환보다 평균 1년이 더 소요됐다"며 "다른 질환에 비해 통증을 참는 비율이 높았는데, 그만큼 대처방식이 잘못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속적인 캠페인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