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13일 녹십자는 "글로벌 전략과제에 대한 사업 진단 결과,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린진에프는 녹십자가 지난 2010년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 재조합제제이다. 그린진에프와 같은 3세대 유전자 재조합 혈우병 치료제는 1, 2세대와 달리 공정 과정에서 사람, 동물 단백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녹십자는 2012년부터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진행하면서 후속으로 중국 임상을 준비해왔다.
녹십자는 미국 임상 기간을 당초 2~3년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희귀질환의 특성상 신규 환자 모집이 더디게 진행되어 임상이 계획보다 지연됐다.
이는 투자비용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녹십자는 미국 임상을 더 이상 강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번 결단은 '완주에 의의'를 두기보단 성장 잠재성이 큰 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해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후속 제품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임상은 올 7월에 승인을 받아 오는 2018년에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녹십자는 20여년 동안 혈액제제 사업을 중국에서 영위하면서 쌓아온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임상은 순탄할 것이라는 전망.
녹십자의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혈장 유래 A형 혈우병 치료제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전체 관련 시장 점유율이 35.5%로 1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시장 안착도 긍정적이다.
녹십자는 "중국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구조나 성장 잠재성측면에서 녹십자가 공략하기에 적절하다"며 "중국 시장은 유전자 재조합제제 중심의 여타 글로벌 시장과 정반대로 혈장 유래 제품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현재 시장 규모는 1천억원에 못 미칠 정도로 미미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