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폐암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닙(제품명 이레사)과 2세대 지오트립을 직접비교한 글로벌 LUX-Lung 7 임상 결과를 두고, 폐암 치료 권위자인 서울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가 내린 평가다.
여기엔 새롭게 추가된 전체 생존기간(OS) 분석 데이터도 포함돼 있다.
일단 1세대와 2세대 TKI를 처음으로 '맞짱' 비교한 해당 글로벌 임상 결과에선 1차 목표였던 질병무진행생존(PFS)과 치료 실패 위험, 즉 치료실패까지 걸리는 시간(TTF)을 비교군 대비 27%까지 위험비(HR)를 낮췄다.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지오트립이 '폐암 진행 위험'과 '치료 실패 위험'을 각각 27%씩,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결과였다.
그런데 관건은, 기대를 모았던 OS 개선을 놓고는 LUX-Lung 7 임상에 물음표가 달렸다. 지오트립 투약군에서 OS 지표상 14%의 위험비가 개선됐지만, 통계적 유의수준엔 들지 못해 '경향성' 확인에만 머물러야 했기 때문이다.
박근칠 교수는 "해당 직접비교 임상에서 규명하고자 한 것은, 1세대와 2세대 TKI의 효과와 안전성의 차별성에 선을 긋는데 있다"면서 "올해 ESMO에서 발표된 OS 결과는, 비록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지오트립 치료군에서 상대적 사망 위험을 14% 줄이는 경향성과 중앙 생존값에서 3.4개월의 앞선 효과를 보였다"고 운을 뗐다.
"폐암 질병 특성상 'TTF' 지표 개선 눈여겨 볼 만"
이어 그는 "항암제의 이상적인 치료목표는 OS의 개선이지만, 완치가 힘든 폐암에서 실질적인 유용성은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 없이 가능한 치료를 오래 유지하는데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OS의 개선이 폐암의 최종 치료목적으로 적합한가엔 일부 논쟁도 나온다. 이번 연구의 가장 유니크한 측면은 부작용을 포함한 TTF의 개선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1세대에 이은 2세대 TKI로서 아파티닙은, 게피티닙과의 헤드투헤드 임상에서 PFS, TTF, HR에 모두 유의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게 골자다. 객관적 종양반응(ORR) 역시 지오트립 치료군(70%)에서 비교군(56%)에 비해 높았다.
관건은 이러한 결과가 특정 하위집단 분석에서도 일관된 경향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해당 비소세포폐암에 표적항암제로 첫 등장한 게피티닙과 얼로티닙 등의 1세대 TKI에는, 이론과 달리 초기 임상결과 내성극복과 부작용 등 예상 밖의 문제점이 제기됐다"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개발된 지오트립은 비가역적 EerB 계열 차단제로는 첫 승인된 약물로 치료 성적의 향상은 괄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외 부작용 발생과 관련한 변화도 언급됐다. 주지할 점은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 치료기간 약물이 원인이 된 치료 중단율은 '6%'로 두 치료군 모두 동일했다.
다만 부작용의 양상이 달랐는데, 기존 치료군에서는 간질성 폐질환과 함께 간수치 상승이 신약군에선 설사, 피부점막계통의 부작용이 관찰됐다.
박 교수는 "예전의 항암치료는 증상이 나빠지면 치료 효과보다는 부작용의 위험성이 커 투약을 중단했지만, 현재 표적항암치료는 얘기가 다르다.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혜택을 고려해 치료를 지속하는게 하나의 트렌드"라고 언급했다.
이어 부작용 관리와 관련 "환자의 연령이 젊다고 유리하거나, 고령에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며 "이를 처방하는 의료진의 투약 경험이 강력하게 작용하는데, 용량의 감량이 투약효과와 부작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