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발족 10주년을 맞아 열린 심포지엄에선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또한 복지부 등 정부도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9일 의생명연구원 대강당에서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패널토의에 나선 허대석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서울대병원 사립대학병원이 호텔식 서비스를 쫒기에 급급한 실정"이라면서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과 사립대학병원간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식수 공급을 예로들면 공공의료의 역할을 하려면 정수기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상수도 사업을 추진해야하는데 서울대병원이 과연 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허 교수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과연 공공의료적 영역인지 고민해봐야한다"면서 "공공의료기관의 정체성부터 따져야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립대병원은 공공의료의 틀을 만들고 의료전달체계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를 해야한다"면서 "현재 공공의료의 문제는 의료자원의 부족이라기 보다는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세 건국의대 교수도 서울대병원은 국가정책협력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국공립병원의 리더로서 역할을 개발하고 지방대학병원과의 연계체계도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정부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복지부 임혜성 공공의료과장은 지역별 공공보건의료 제공체계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이정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제시하며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 설치를 추진, 공공보건의료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비 등 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등의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분만 의료인프라 확충 ▲국립정신병원 체계개편 및 기능 특화 ▲저소득층 의료지원 강화 ▲국립중앙의료원 역할 강화 ▲지방의료원 운영 효율성·투명성 제고 ▲공중보건장학제도 추진 등 각 분야별 다양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반응은 미지근했다.
서울의대 이종구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가령, 전공의 인건비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한다"고 주장했다.
좌장을 맡은 윤영호 공공의료사업단장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극히 일부에 국한돼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