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간암환자 병동인 114병동에는 다른 병동에선 찾아보기 힘든 초음파실이 있다.
입원환자 중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외래진료에선 세심하게 살피기 힘든 환자를 집중적으로 진료하기 위한 공간이다.
서울대병원 윤정환 간암센터장(소화기내과)은 9일 인터뷰를 통해 간암센터가 운영 중인 병동 내 초음파실을 소개했다.
그는 "간암환자는 경우에 따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면서 "일반 외래에서 3분진료로는 어려운 환자에 대해서는 초음파실에서 진료하며 필요에 따라 30분을 소요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간암센터가 운영 중인 초음파실은 한국 의료의 고질적 문제인 3분 진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초음파 클리닉은 1일 최대 예약 환자를 20명으로 제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윤 센터장에 따르면 간암센터 초음파 평균 외래 환자 수는 월 200~300명(1주일 40~50명)수준. 주로 센터장이 전담하지만 기본적으로 간암센터 모든 의료진이 초음파 클리닉에 참여하고 있다.
몇년 전 호흡기내과, 폐암센터 등을 중심으로 15분 진료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간암센터는 2000년 초부터 초음파 클리닉을 통해 30분 진료를 실현해왔다는 게 그의 전언.
그는 "간암센터와 114병동 각각 1곳씩 초음파실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병동 내 초음파실은 간센터와 독립해 간암환자를 위한 집중케어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간암센터의 경쟁력은 협진 장벽이 없다는 점. 필요한 경우 수시로 협진을 시도,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다.
윤 센터장은 "공식적인 간암 컨퍼런스는 월 1회이지만 내과 이외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회, 혈액종양내과 등 의료진과 수시로 협진한다"고 말했다.
병동에서 간암환자가 갑자기 피를 토한 경우 야간에도 협진을 요청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간암은 암 자체도 중요하지만 해당 환자의 간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내과의사를 주축으로 협진이 돼야한다"면서 "각과 의료진 간에 진료 중에도 수시로 연락해 의학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