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어려움을 겪어온 서울대병원이 최근 5명 이상의 지원자를 찾을 수 있는 배경에는 '파격적인 휴가'가 있었다.
최근 서울대병원 유철규 내과과장(호흡기내과)은 "최근 호스피탈리스트 지원자 5명과 면담을 나눈 결과 그들은 2주간의 휴가가 가능하다는 점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고 하더라. 젊은 의사들에게 파격적인 휴가가 지원동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부터 내과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공고를 내고 기간을 연장해가며 지원자를 찾아 나섰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서울대병원은 3월 1일자로 호스피탈리스트 5명을 모두 채용하는데 성공했다.
도대체 무엇이 바뀐 것일까. 물론 병원 내부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직업적 안정성을 제시하고,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한 이유도 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내과 스텝들은 내년 3월부터 호스피탈리스트가 응급실 및 병동 환자(125병동, 34병상)에 대한 의학적 결정에 중심이 되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
교수 트랙(Academic Track)과 임상 트랙(Clinical Track)을 구분해 두 트랙 모두 채용에 있어 안정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교수로서 전공의를 수련하고 연구에 참여하고 싶은 집단과 임상에만 집중하겠다는 집단을 모두 인정하고 병원 내 조직으로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유 과장이 확인한 결과, 젊은 의사들에게 더욱 강력한 지원동기를 제시한 것은 파격적인 휴가였다.
서울대병원 호스피탈리스트는 5명이 1개 병동(34병상)을 365일(휴일 포함) 24시간 풀타임 전담하는 시스템.
5인 1조로 의사 한명 당 12시간(낮, 야간)근무하면 1주는 낮근무, 1주는 야간근무를 하면 2주는 휴가를 갈 수 있는 구조다.
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2주간 휴가를 몰아서 쓴다고 해도 내부적으로 일정조율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당초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주장했던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미국의 경우도 2주간 휴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스피탈리스트가 직업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 근무를 몰아서 한 후, 1년 중 2개월간의 시간을 내서 개인적인 연구를 하거나 장기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타과 전문의처럼 '자기환자'에 대한 책임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허 교수는 "대개 의사들은 휴가를 가더라도 '내 환자'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호스피탈리스트는 근무시간 이외는 환자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서 "그 점에서 젊은 의사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