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 리베이트 사건 재판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검찰측이 제기한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변호인들의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리베이트 공소사실을 인정한 회사측과 달리, 기소된 일부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의 위법성 수용여부와 추가적인 법리검토가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어, 공판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5단독(박민우 판사)은 29일 제308호 법정에서 한국노바티스의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한 3차 변론을 진행했다.
여기서도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요청을 수용해 공소사실 이해관계에 대한 변론을 한 번 더 듣기로 결정했다. 다음 번 공판 준비기일은 1월 12일 오후 4시로 예정됐다.
올해를 넘기게 된 해당 재판의 장기화 양상을 따져볼때, 그동안 공소사실을 부인하던 전·현직 임원들이 다음 변론에서 갑자기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인 것.
이날 열린 3차 공판은 재판 당일 '비공개'로 진행이 결정되자 일부 참석자는 이에 항의하는 소동이 일었다.
재판을 담당한 박민우 판사는 "준비절차를 비공개로 정한 것은 회사 내부사정을 비롯해, 다수 당사자의 증거관계가 복잡하고 본인의 의사를 마음 놓고 표현하기 어렵다는 요청이 나와 이 같이 결정했다"며 양해를 부탁했다.
이번 변론은 증거 조사나 증인 신청과 관련해선 논의되진 않았고, 위법성 여부에 대해 변호인의 의견만 개진하는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한 시간을 넘겨 마무리된 변론 역시 "위법이 아니라는 점"을 항변하는 시간이었다는 것. 일부 변호인은 "공소장만 봐서는 어떤 행위가 위법한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아직 공소인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법성 여부와 관련해 법리검토를 마친 뒤 차후 기일까지 입장을 명확히 하겠다"는 게 변호인들의 생각이다.
노바티스가 홍보업체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급한 것을 불법적 취지로 이해한 검찰측의 입장과는 일부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따라서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요청에 따라 일단 다음 기일까지 한 번 더 공소인부와 증거인부를 명확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차후에 준비절차가 아닌 공판절차를 통해 증거조사를 하든지, 사실관계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없다면 공소사실을 확정짓고 변론을 종결한 뒤 공판절차를 진행해 법리적 판단에 돌입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