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가 아토피 피부염약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라이벌 업체들이 연고제와 주사제를 내놓은데 반해, 먹는 약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해당 시장엔 최근 화이자의 국소도포용 아토피 연고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첫 승인을 받은데 이어, 사노피는 주사제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 16일, 습진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영국계 제약사 지아코 그룹(Ziarco Group)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비용에 대해선 전면 비밀에 부쳐졌다.
이번 인수로 노바티스는 지아코가 개발 중인 1일 1회 용법의 경구용 H4 수용체 길항제 'ZPL389(실험약물명)'를 바구니에 담았다. 습진을 동반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자들이 주요 타깃이었다.
관건은 올해 FDA 승인에 막차를 탄 화이자의 비스테로이드성 PDE4 저해제 '유크리사(성분명 크리사보롤)' 연고제도, 2016년 상반기 화이자가 아나코(Anacor) 제약을 5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약물이었다는 점.
결국 기업 인수부터 연고제 승인까지 채 1년이 안 걸렸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피부과용제 후보약물과 신약 승인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습진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선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많다"면서 "보다 혁신적이고 효과와 안전성이 확보된 경구용 치료 옵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연고제 '크리사보롤'VS주사제 '두필루맙'…경구용 약까지=
최근 아토피 시장에선 신규 치료제의 이름이 자주 언급된다.
화이자의 크리사보롤 연고제는 노바티스의 인수 소식 발표 이틀 전에 승인을 알렸고, 사노피가 준비 중인 주사제 '두필루맙(dupilumab)'도 내년 3월 말 승인을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들 신규 아토피 치료 옵션엔 투약 방식과 타깃 환자군에서 차이를 보인다. 승인 대기 중인 두필루맙은 알레르기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제2형 보조림프구(Th2) 면역반응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주사제라는 점이다.
또한 '2세 이상의 심한 가려움증을 주소로 하는 습진 또는 경도~중등도 아토피 피부염'에 적응증을 가진 크리사보롤에 비해 증상이 심한 '중등증 이상의 아토피 환자'가 두필루맙의 타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에 연고제와 주사제, 하루 한 번 먹는 약 등은 분명한 효과 차이가 있겠지만 안전성과 가격적인 부분, 의료진의 선호도가 치료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적이고 재발성의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 특징적인 습진을 동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