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월급을 100% 털어 중환자의학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의대교수가 있다. 급여 없이 살아가려니 금전적 아쉬움은 있지만 보람이 더 크단다.
주인공은 바로 이대목동병원 이영주 교수. 그는 아주대병원 이식센터장으로 정년을 마친 후 자신의 모교인 이대목동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중환자 전담전문의로 이식분야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의 후배 사랑은 지극하다. 그는 월급 전액을 모아 매년 한명씩 해외연수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중환자 전담 전문의를 길러내겠다는 게 그의 생각.
하지만 아무나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다. 일단 그와 함께 중환자 치료에 손발을 맞춰 일한 후배 의사가 세부전문의까지 취득한 경우 대상이 될 수 있다.
즉, 상당수 의료진이 기피하는 중환자 의학분야의 명맥을 잇기 위한 그만의 전략인 셈이다.
당장 월급이 없으니 매달 연금으로 생활해야한다. 다른 의료진의 급여를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중환자 의학 분야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이 더 크다.
중환자 세부전문의는 워낙 과정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극히 소수의 의료진이 관심을 보이고 이마저도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 늘 의료진이 부족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영주 교수는 "물론 중환자 세부전문의가 중환자실을 반드시 지킨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전문의 취득 이전에는 중환자실을 지킬 게 아니냐"라면서 "해당 분야 전문가를 키워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 또한 중환자 세부전문의는 당직 및 야근이 잦아 업무강도가 높아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인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터. 미래의 중환자실을 지킬 후배를 양성하는데 사비를 턴 것이다.
해외 대형병원을 예로 들면 유닛당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최소 3명이 있어야 한다. 진료과가 세분화돼 있기 때문이다.
의료 선진국 이외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나 중국도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제도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열악한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 교수의 불타는 열정 덕분일까. 이대목동병원은 전체 중환자실 68베드에 대해 전담 전문의 4명을 배치하고 있다.
중환자 전문의가 직접 이식환자의 상태를 확인, 관리하다보니 이식수술 성공률도 국내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뇌사자 발굴도 활성화 된 편. 지난 2014년도 9위에서 2015년도 4위(전국 뇌사자 수의 3.8%)로 껑충 올라서더니 2016년도 올해 뇌사자 발굴이 급증했다.
이영주 교수는 "뇌사자 발굴은 중요하다. 또 뇌사자는 이동 중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 상태가 불안정 해지는데 이때 전문의가 직접 환자 상태를 살펴야 한다"면서 "실제로 이동 중 장기 공여자의 상태가 악화돼 수술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보다 많은 후배들이 중환자 의학 분야에 도전했으면 한다"면서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병원에 근무하며 후배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