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를 앞두고 수도권과 지역 대학병원이 병동 스크린도어 공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방안 중 병문안 문화개선 과제로 신설된 병문안객 통제시설인 일명 '병동 스크린도어'에 가점 3점이 책정되면서 진입 병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신설된 감염관리 신설기준 중 음압격리병실은 300병상에 1개 및 추가 100병상 당 1개(이동형 음압기 포함 가능) 그리고 500병상 당 1개는 국가지정병상 수준(전실)으로 필수항목이다.
또한 의료전달체계 차원의 환자 의뢰-회송 체계와 병상 증설 시 복지부와 사전협의 의무화, 고난이도 질환(심장, 뇌, 암 등) 의료 질 평가, 3개 이상 간호대 실습생 교육 등의 기준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는 점에서 큰 무리가 없다는 시각이다.
대학병원들의 관심은 병문안객 통제시설 및 보안인력 배치이다.
선택사항이지만 가점이 무려 3점이다.
전년 43개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중간 순위 이하 병원 간 점수 차이가 2~3점 이내이며, 하위권으로 갈수록 1점 이내의 박빙 승부로 진입 여부가 갈렸다는 점에서 가점 3점은 사실상 상급종합병원 진입 '프리패스'라는 시각이다.
문제는 공사 비용과 실효성이다.
복지부 세부기준은 아직 미정이나 병실 진입로에 감염병 예방과 병문안 문화개선 차원에서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보안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상당 수 대학병원이 보안인력을 용역업체 외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안인력 배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병동 스크린도어 설치는 1개당 최소 수 천 만원 이상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병원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병동 스크린도어 설치가 자칫, 입원환자와 보호자의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메르스 사태 멍애를 지닌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병실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감염병 차단과 병문안 개선을 조기에 실시한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음압격려병실과 스크린도어 설치를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 했으며, 서울대병원은 일부 병동에 국한해 스크린도어 설치해 시범운영 중인 상태이다.
이들 병원은 "음압병실 공사와 병동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받아들이는 체감차이가 다르다. 일부 병동에서 시범운영 중이나 중증환자 보호자와 병문안객 진입을 정부 기준이라며 무턱대고 막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소위 잘나가는 대형병원 조차 공사 비용과 환자 민원으로 고심 중이라면 지방 대학병원은 엄두고 못내는 실정이다.
지방 한 대학병원 측은 "지정기준 중 전문질병군 등 인력과 시설 기준은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가점이 부여되는 스크린도어 설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른 병원들이 재정을 투입해 공사를 할 것인가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일부를 제외하고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를 준비 중인 병원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전체 병동으로 하면 최소 수 억원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병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주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법제처 심의를 마치는 대로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공표할 예정이다.
의료기관정책과(과장 정영훈) 관계자는 "병문안객 통제시설 설치는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한다. 오는 7월 중 상급종합병원 신청병원 평가 시 통제시설 제출여부에 따라 가점이 부여될 것"이라면서 "일부 병동에 설치된 경우 등은 병문안 문화개선과 통제능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가점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