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시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라이벌 관계. 사노피와 노보노디스크가 인슐린 콤보 주사제 시장에서 또 한 번 맞붙었다.
사노피의 솔리쿠아(Soliqua 100/33)와 노보노디스크의 줄토피(Xultophy 100/3.6)는 모두 차세대 기저인슐린과 GLP-1 유사체를 섞은 고정용량 복합 주사제품.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시기도 작년 11월로 비슷한 출발을 보였다.
제품 론칭에선 사노피가 한 발 빨랐다.
사노피는 올해 1월에 들어서면서, 인슐린 콤보 주사제인 솔리쿠아의 미국시장 출시를 공표했다. 5월 론칭이 예정된 노보노디스크 줄토피보다 4개월 가량 시간을 번 셈이다.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솔리쿠아는 란투스(인슐린 글라진)와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를 결합한 1일 1회 주사제로, 300단위 펜 타입의 판매가는 14만8000원 수준이다.
"선점효과, 포지셔닝 구축 무시못해"…더 저렴한 복합제 경쟁
일단 사노피는 "하루에 2만3000원 정도의 치료비용이 드는 솔리쿠아는, 기타 다른 GLP-1 계열 당뇨약과 비교해도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줄토피의 합리적인 예상 판매가를 강조하고 나섰다. 줄토피의 주성분인 기저인슐린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와 GLP-1 주사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각각을 합친 금액보다, 복합제의 가격이 20% 더 낮다는 것이다.
또한 솔리쿠아와 같은 용법의 인슐린 콤보 주사제인 줄토피에서 관건은 복합제의 성분이다. 저혈당 위험을 줄인 차세대 기저인슐린 트레시바에 GLP-1 계열 중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빅토자를 합쳤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사노피는 줄토피의 시장 진입까지 솔리쿠아의 제품 포지셔닝(positioning)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미국에선 사보험에 가입한 환자에 지원금을 통해 솔리쿠아를 무료로 제공하는 계획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노피는 "사노피의 환자연결 지원프로그램 차원에서 '솔리쿠아 코치(Soliqua 100/33 COACH)'로 명명된 환자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도 두 약물의 경쟁에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두 약물은 비슷한 시기에 승인을 받았는데, 이는 당뇨약 시장에 보이지 않는 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대변해 주는 것"이라며 "라이벌 품목이 겹치는 두 회사의 경우, 새로운 매출 품목을 통해 가격 압박을 어느 정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론칭이 늦어진 라이벌 품목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마케팅 신경전, 법적 분쟁 "트레시바, 란투스 및 투제오 음해했다?"
한편 사노피와 노보노디스크의 신경전은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차세대 기저인슐린 시장에서도 보여진다.
사노피의 투제오(성분명 인슐린 글라진 유전자재조합)와 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가 라이벌 품목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EDI 청구실적을 살펴보면 투제오솔로스타의 작년 상반기 청구액은 36억 5300만원, 트레시바는 23억 8200만원으로 뒤를 쫓았다.
지난달엔, 사노피와 노보노디스크는 트레시바의 마케팅 자료를 놓고 법적분쟁을 야기했다. 트레시바의 마케팅 자료에서 사노피의 란투스와 투제오에 거짓 주장을 실었다는 게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