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사들에 대한 약가인하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할인율이 강조된 약가보고서를 낸 기업이 나왔다.
"미국 제약사들의 약값은 천문학적 수준"이라고 싸잡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가격 압박의 뜻을 내비치는 상황. 지난주 J&J, MSD, 암젠,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대표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이러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MSD는 3일(현지시간) '약가정책 투명성 보고서(Pricing Action Transparency Report)'를 공개하고 자사의 평균 약가정책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0년 미국시장에서 27.3%로 시작된 MSD의 평균 약가인하율은 꾸준히 증가하다가, 작년 40.9%로 정점을 찍었다.
결과적으로 자사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net price)은 합리적 수준으로, 매년 할인폭을 높여왔다는 의견이었다. 여기서 실제 판매가격은, 보통 도매인수가격에서 각종 리베이트와 수익, 할인 등을 뺀 가격으로 평균적인 가격 변동폭은 3.4%~6.2%로 나타났다.
MSD는 보고서에서 "자사의 모든 의약품과 백신은 환자 접근성 프로그램과 책임감있는 약가정책을 통해 저렴한 공급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가격 인상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정가와 실제판매 가격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MSD는 지금껏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제품의 약가는 시장 경쟁 관계 때문에 보고서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정가(list price)의 상승률은 2014년 10.5%로 가장 높았고, 2010년이 가장 7.4%로 낮았다. 이외 대부분 기간은 9.2%~9.8%의 한 자릿수 변동폭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공략으로 이슈가 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약가인하 압박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약의 약가상승이 갈수록 심화되며 사회적 이슈로까지 대두된 가운데, 일부 제약사는 약가변동폭을 10% 미만으로 유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한 것.
또 규모가 큰 미국시장의 경우,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개혁법안도 이러한 약가인하 기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2010년 부터 시행된 미국의료보험시스템 개혁 법안인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PACA)'이 가격인하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보험 환자에까지 혜택을 제공하는 오바마케어의 일부 법안을 부정하기도 했지만 약가인하 주장만큼은 관철시켰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부터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매년 되풀이되는 제약사의 약가인상을 중단시키겠다는 뜻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