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의 의사 인력풀은 순혈주의 보다 능력 중심으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출신 대학 보다 의사들의 능력에 의해 선발할 것이다."
충남대병원 송민호 원장(57, 내분비내과)은 최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국립대병원이 지닌 순혈주의 관행 타파 의지를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송민호 원장은 충남의대 졸업 이후 충남대병원 내과 교수와 충남의대 학장을 거친 내분비내과 분야 권위자로,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나 강한 리더십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민호 원장은 "교수가 아닌 충남대병원을 이끌고 총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쌓아온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조직 발전과 보건의료 정책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의료계 관심은 2018년말 완공될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이다.
송 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사업은 총사업비가 정부출연금 30%와 자부담 70%을 합쳐 약 2700억원 투입된다, 자부담은 병원 유보금과 은행차입금으로 대처할 계획"이라면서 "예산절감을 위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고, 발전후원회를 통해 후원금도 확보하고 있다"며 예산마련을 위한 효율적 경영을 예고했다.
"상급병원 지정기준, 슬라이딩도어 재정부담-전문질환군 개선 필요"
또 다른 관심은 하반기 신청을 앞둔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문제이다.
송민호 원장은 "슬라이딩도어 등 병문안 개선(가점 3점)는 선택항목이나 개별 병원 입장에서 시설비와 인건비 등 재정적 부담이, 환자와 면허객은 불편을 호소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전문질병질환군 상향조정은 4대 중증질환 중심이고, 과거 환자분류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일정부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원장은 이어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현재와 같은 상대평가로 가면 병원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평가기준에 부합해 지정되면 전체적으로 의료서비스 수준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둘러싼 대형병원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시사했다.
최근 길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의 인공지능 '왓슨' 도입 붐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송민호 원장은 "미래의학을 단순 하나의 인공지능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누구에게나 좋으면 (미국 IBM사가) 환자에게 팔았을 것이다. 엠디엔더슨 암센터도 최근 왓슨과 재계약을 안 한 것으로 안다. 인공지능은 미래의학에서 중요하나, 왓슨을 도입하고 적용하는 것은 다른 개념"이라며 왓슨 도입에 선을 그었다.
유수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에 만연한 순혈주의도 명확한 입장을 천명했다.
송 원장은 "충남대병원 전임교수(교육부 발령 교수) 중 67%가 타 대학 출신이고, 충남의대는 32% 정도이다. 세종충남대병원 의료진도 순혈주의보다 분야별 능력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말하고 "아마도 3-3-3 정도로 갈 것이다. 비충남의대와 충남대병원 트레이닝, 충남의대 출신으로 채워질 것이다. 충남의대 졸업자 중 50%는 수도권 빅 5에서 트레이닝하고 있다"며 순혈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국공립병원 착한적자 주요 현안, 전공의 수련과 시설 투자 선행돼야"
국립대병원의 손톱 밑 가시인 '착한 적자'도 충남대병원의 현안이다.
송 원장은 "모든 국공립병원이 중요하게 고민하는 부분이다. 국회 공청회나 토론회 등에서 언급됐는데 착한 적자는 공감한다. 문제는 전공의 인건비 등이다. 사법연수원도 정부가 지원하는데 전공의 인건비를 수련병원이 전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불어 새로운 시설과 장비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송 원장은 "경영목표 중 하나가 미래의학 구현으로 우수한 의료진을 주축으로 '정밀의료 TF팀'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선진병원 벤치마킹 및 교수 해외연수 등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행정직원을 위해 직원 교육과 출퇴근 시간 조정 등 미재정적 지원과 자발적 역량개발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송민호 원장은 끝으로 "세종시 시립의원과 노인질환통합관리센터,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세종시와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세종시 보건소와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역 병의원과 상호 발전하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세종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의료의 세종자치 시대를 지역 병의원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인력과 환자 쏠림 등 녹녹치 않은 여건 속 충남지역 최강자로서 경영과 연구, 교육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송민호 원장의 새로운 경영방식에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