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국 상해(Shanghai)|
한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반한(反韓) 감정으로 중국 내 한국 의료기기에 대한 인허가·심사 및 통관 지연, 판매량 감소 등 소위 ‘사드 보복’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15일 개막한 ‘제77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 2017) 현장에서 만난 중국 로컬업체와 한국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들은 일부 반한 감정이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대선 당시 사드 배치 재논의를 천명했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친중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반한 감정 또한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국내 체성분분석기업체 ‘인바디’ 중국법인 담당자는 “한국 사드 배치로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자동차·식품 등 일부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었고 실제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인바디 체성분분석기와 같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병의원에 필요한 의료기기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 의료기기업체 중국법인 3곳에서 각각 영업본부장과 총경리(법인장)로 13년째 일하고 있는 한 인사 역시 사드로 인한 한국 의료기기 피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 공공병원에서는 고가의 외국산 의료기기 구매 시 사유서를 써야하기 때문에 한국 의료기기를 구매할 때 눈치를 볼 순 있지만 그렇다고 정부 차원에서 구매를 금지하는 공식적인 문서가 내려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기는 대부분 중저가 제품으로 다국적기업 제품 수요가 많고 진입장벽이 높은 공공병원보다는 민영병원을 타깃시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사드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한국 의료기기가 GPS(GE·PHILIPS·SIEMENS) 제품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떨어지지만 여전히 중국 제품보다는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한국 의료기기 구매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중국은 한국 사드 배치를 안보 이슈로 판단하기 때문에 한국 의료기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진 않다”며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의 대선 전부터 사드로 인한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중국 각 지역 대리상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만큼 한중 관계가 곧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CMEF 2017에서 국내 40개 업체가 참여한 ‘한국관’을 꾸린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관계자 또한 당초 우려와 달리 통관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전시회 현장에서 반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서 화장품 등 일부 한국 제품의 통관 지연 등 뉴스를 접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CMEF 2017 한국관 참가업체들의 제품 통관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