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원가에 따르면, 본격 단속을 앞두고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명찰을 제작, 착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걸이 형태의 명찰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배지로 만들었다가 목걸이로 바꾸는 곳도 있었다.
서울 A병원 원장은 "명찰에 자신의 직업을 드러내기 꺼리는 직종에 있는 직원들이 있다"며 "목걸이 명찰은 목에 걸어놓고도 뒤집어 놓거나 주머니에 넣어놓을 수 있어 자신의 정확한 직종이 노출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A병원은 60여명의 의료진이 배지 형태로 명찰을 제작했다가 목걸이로 다시 바꿨다. 이 병원 원장은 목걸이와 배지 이름표를 동시에 달고 있다.
경기도 B외과 원장은 "간호인력은 대부분 여성 직원이 많다 보니 이름과 얼굴이 함께 노출됐을 때 불미스러운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주머니에 넣어서 다닐 수 있도록 목걸이 명찰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찰법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A병원 원장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환자들도 의료진 이름을 일일이 확인할 정도로 명찰을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서울 C안과 원장도 "법에서 하라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르긴 하지만 이름표 붙이기를 강제하니 유치원생이 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단속 후 시정명령 후 법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마이웨이를 선택하는 곳도 있었다.
서울 D정형외과 원장은 "명찰을 달지 않아 적발되면 시정명령을 받는다"며 "3번에 걸쳐 적발이 될 정도로 단속을 밥 먹듯이 나오지 않는다. 법이 생겼다고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또다른 개원의도 "그냥 벌금 내고 말지 하는 생각으로 무시하려고 한다"며 "초등학생도 아니고 검열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명찰법에 따르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조산사, 학생, 의료기사, 간호조무사는 명찰을 꼭 달아야 한다. 명찰 착용 대상의 종류와 전문과목, 이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의료기사는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를 말한다.
명찰법을 위반하면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1차 위반 시 30만원, 2차 위반 시 45만원, 3차 위반 시 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