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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지 않는 환자에 서운해하지 말라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21)


메디칼타임즈
기사입력: 2017-06-16 12:00:50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21)

나는 올해가 개원 21년차다.

최근 3~4년간 아무리 노력 해도 우리 병원에 분만이 한 달에 10건이 안 된다.

산모들이 들어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우리 병원에 왔다간 산모들이 써 놓은 후기 때문에 혈압 오른 적이 많았다.

"동두천에 어느 산부인과가 좋아요?"
"동두천에 산부인과가 몇 개 있는데 A산부인과는 친절한데, 해성산부인과는 불친절해요."
"해성산부인과 여의사가 실력은 있는데, 무뚝뚝해요."
등의 글들이었다.

몇 년간 그런 글들이 올라와도 무시했다. 왜냐하면 내 스스로는 내가 따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따뜻하고 좋은 의사인데, 환자가 그것을 몰라준다고 생각해서 굳이 그런 글들에 기가 죽지도 않았고,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직접 와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만은 점점 줄어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글들을 무시하지 말고, 지우거나 친절해지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내가 실력이 없다고 욕해놓은 것은 한 건도 없어서 스스로를 위로 했던 것 같다. 나는 불친절하지 않고, 실력 있고, 마음은 따뜻하며, 조금 무뚝뚝할 뿐이라고 생각 했다. '불친절하다, 대기시간이 길다, 무뚝뚝하다, 병원시설이 오래 됐다'는 얘기들은 사그라들줄 알았다.

경기도 양주에 B산부인과가 생기면서 동두천, 연천, 양주에 있는 거의 모든 산모가 그 병원에 분만하러 가 버렸다. 내가 무슨 수를 써도 산모가 돌아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산모들을 원망했다. 특히 우리 병원에서 분만을 1~2명 한 경우, 우리병원 직원의 친인척이나 친구들까지 그 산부인과로 가는 것을 보고 서운하다 못해 화가 났다.

요즘에는 생각을 바꿨다. '환자가 다른 산부인과에 간 것은 시장 논리이고, 사람의 심리며, 고객은 냉정하기 때문이다. 그 고객이 우리 병원을 찾을 이유를 내가 만들지 못했고, 그 산부인과에서는 그 이유를 만든 것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운 경쟁자는 더 열심히 하고, 더 열정적일 것이고, 더 목숨 걸고 서비스에 치중할 것이다. 고객은 계속 저울질 하면서 병의원을 선택할 것이다.

나에게는 새로생긴 병의원이 따라할 수 없는 연륜이 있고, 경험이 있다.

동두천보건소 직원이 나에게 양주 B산부인과 원장처럼 환자 손을 잡아주고, 초음파를 본 후 젤도 직접 닦아주며, 신발도 신겨주고,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고, 눈을 보면서 따뜻한 말을 건내라고 얘기해줬다.

"산모님, 힘드시죠? 제가 산모님 마음 다 압니다. 힘든 것이 있으면 저에게 다 얘기해 주세요. 제가 다 해결해 드릴게요!"라고 말이다.

나는 절대로 그렇게 행동을 못 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B산부인과는 분만을 한 달에 120~180건이나 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나는 한 달에 10건 정도를 하는데 말이다. 그 산부인과는 나보다 훨씬 비싸게 받고, 검사를 훨씬 더 많이 하고, 분만비나 수술비도 더 비싸다. 하지만 환자들은 그 산부인과를 선택한다. 결국 환자가 병의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나는 내 스타일로 환자를 봐왔다. 단 0.1%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환자가 가장 잘 나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과 가장 효과적인 비용을 찾아서 치료를 하려고 노력 한다. 그런 진심이 통하리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젊은 여성환자에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여왕'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 그런 대접을 해 줘야 환자가 오는데 나는 그런 대접을 해 주지 못하면서 '남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젊은 환자일 때 더더욱 그렇다. 젊은 환자에게는 인기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생각을 달리 하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로 했다. 손을 잡아주고, 친절한 말을 하는 대신, 따뜻하게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진료를 하기로 말이다.

고객은 귀신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간다.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면, 그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준비하지 못하면 시장의 원리에서 도태당한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오는 많은 환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나에게 오지 않는 환자를 서운해하는 대신,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니즈를 잘 맞추기로 했다.

전세계에서 성적인 문제를 갖고 찾아오는 환자를 잘 치료하고, 나에게 찾아오는 부인과 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며, 무뚝뚝한 말투 뒤에 숨어있는 따뜻함을 알아주는 환자들만 치료하기로 했다. 겉모습이 화려하거나 친절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탓하지 않고, 나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환자와 같이 가기로 했다.

"내가 '나'다울 때 내가 행복할 수 있고, 내 일에 집중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젊었을 때, 몇 천명의 산모를 분만하고 수술했지만, 이제는 산모가 분만전문병원으로 몰리는 추세이기 때문에 분만에는 욕심을 안 내기로 했다. 해성산부인과가 동두천에서 분만하는 유일한 산부인과이지만, 21년째 이틀에 하루씩 당직을 서고 있고, 아무데도 못 가고 있는데, 아무도 나의 노고에 고마워하지 않는데, 내가 그것에 스트레스까지 받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산모도 시장의 논리에 의해서 움직이는데, 나도 병원 경영상 언젠가 분만이 버거운 날이 오면 젊은 산모들처럼 행동할 것이다. 고객은 귀신이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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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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