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향후 건강보험이 개선해야 할 과제로 심사와 평가체계 통합론을 꺼내들었다.
심사와 평가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비용억제 기능과 질 관리를 하나의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8일 건강보험 40주년을 기념해 공동으로 발간한 '국민건강보험 40년사-전 국민 건강보장 확대를 위해 걸어온 길'을 공개했다.
우선 양 기관은 건강보험의 성장 및 발전을 이루는 데는 요양급여 비용 심사를 통한 비용관리 및 통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고령사회로의 전환,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안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가 등은 기존 심사와 평가로 이원화된 관리체계로는 해결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치게 됐다고 진단했다.
양 기관은 향후 이원화된 심사와 평가를 통합한 새로운 심가평가체계 모델을 개발,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먼저 심사와 평가의 범위부터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심사는 개별 건 단위의 판단이고, 평가는 질환이나 처치, 수술 등 치료의 주기가 일정부분 반영된 판단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심사는 청구 후 15일 이내에 지급결정을 완료할 의무가 있는 반면, 평가는 대체로 1년 단위의 평가로 그 주기가 서로 상이하다.
양 기관은 "심사와 평가의 통합관리모형으로 우선 적용할 수 있는 유형은 심사기간 내에 평가결과를 포함한 판단이 가능하고, 빠른 환류과정을 통한 효과가 기대되는 영역"이라며 "비교적 심사의 복잡성이 적고 임상현장에서의 진료 흐름을 고려한 프로세스가 체계화 돼 있는 만성질환 관리 영역이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사와 평가의 부분적 결합, 또는 재설계를 통해 가치기반의 의료심사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현실화된다면 비용과 질의 책임과 성과를 공유하는 한국형 가치기반 비용과 질 관리제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양 기관은 이번 건강보험 40주년 기념 책자 발간과 관련해 공개했다 다시 회수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참고로 건강보험 40년사를 주제로 한 이번 편찬사업의 경우 1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40년사 책자의 경우 공개했지만 건강보험 부가체계와 관련된 내용이 잘못된 부분이 있어 책자 공개를 미룬 것"이라며 "관련된 책자 부분을 수정한 뒤 책자를 배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