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을 정해 두고 협상할 것이다. 떼쓴다고 해서 해주는 게 아니지 않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5월 말 진행된 공급자단체와의 수가협상에서 벌어진 '밤샘협상'에 대한 해결의지를 나타났다.
앞으로 일부 공급자단체의 이른바 '버티기식' 협상을 그대로 지켜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건보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는 18일 출입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 5월 말 진행됐던 유형별 수가협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앞서 건보공단은 각 유형별 공급자 단체들과 지난 5월 31일 자정까지 수가협상을 마무리했고, 그 결과 수가는 각각 병원 1.7%, 의원 3.1%, 치과 2.7%, 한방 2.9%, 약국 2.9% 인상됐다.
이를 통해 건보공단은 2년 연속 전 유형타결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장미승 급여이사는 수가협상 내내 공급자 단체들과 가입자 단체들 간의 이해와 조율로 인해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장 급여이사는 "솔직히 지난 달 수가협상 관련된 주위 환경은 좋다고만 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며 "사상 최대의 진료비 증가율로 인해 재정흑자만을 고려해서 수가를 인상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때문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수가협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가입자 측에서는 수가인상을 해줘도 진료비 증가율만 올라가고 보장성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었다"며 "그래서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역대 최저치의 수가인상을 줄곧 주장하는 상황이어서 상당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입자와 공급자 측에 이해관계로 인해 건보공단은 새벽 5시 10분까지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더구나 일부 공급자 단체가 '버티고 보자'식으로 협상에 임한 탓에 '5월 31일 자정'까지인 수가협상의 기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장 급여이사의 설명이다.
장 급여이사는 "사실 올해의 경우는 건강보험 40주년과 새 정부의 보장성 강화 및 적정수가 공약에 따라 어떻게든 전 유형을 타결하지 않고서는 끝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며 "이로 인해 협상이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시간이 걸려도 너무 많이 걸렸다. 일부 단체는 끝까지 0.1%라도 인상률을 올리기 위해 버티기도 했다"며 "앞으로는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협상을 해야 할 것 같다. 끝까지 떼쓰고 더 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 급여이사는 수가협상과 관련해 병원급 유형의 세분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향후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병원급 의료기관은 세분화해 수가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 급여이사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는 유형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며 "빅5 병원으로 대표되는 대형병원과 지방 중소병원을 같이 놓고 수가를 협상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재정위원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보공단 입장에서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유형 세분화에 대해선 당장은 어렵더라도 향후에는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병원협회에게도 매년 진행되는 수가협상에서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필요성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