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정회원 자격을 얻지 못한 개원의학회들이 다각도로 진입 방식을 고민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갖춘데다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도 개원의들의 모임이라는 한계로 진입이 번번히 좌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A개원의사회 회장은 2일 "개원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학술활동을 하는 학회로서 대한의학회 회원 자격을 얻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며 "자격 기준 자체가 개원의들이 소화하기에 너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회원수도 의학회 정회원 학회에 못지 않고 학술대회와 세미나 등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데 너무 팍팍한 기준으로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단 A의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의학회 회원 자격을 위해 몇번이나 노크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개원의사회들도 같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의학회 자체가 교수 주축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개원의학회에 너무 가혹한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B개원의사회 회장은 "독자적 임상논문이 실린 학술지를 요구하는데 개원의가 어떻게 임상논문을 낼 수 있느냐"며 "더욱이 임상논문 작성 자체를 막아놓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관련 규정에 따르면 임상 논문을 내기 위해서는 각 기관에 있는 IRB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임상을 막기 위한 조치.
개원의들 입장에서는 논문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상황인 셈이다. 각 개원의사회들이 교수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B개원의사회장은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 없어 개원의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논문을 작성코자 하는 의지가 있는 교수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일선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좋은 논문의 기반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물론 빅5 등 대형병원에 몰리는 환자들의 데이터도 의미가 있지만 일부 질환은 오히려 개원가의 데이터가 더욱 중요한 부분도 있다"며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교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도 문제의식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회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어느 전문 분야라 하더라도 최고 단계 모(母)학회는 학술단체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개원의학회들의 어려움도 알고 있고 그들의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말 그대로 의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회인데 당연히 학술적인 부분을 가장 먼저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단순히 회원 수나 모임의 횟수로 학회의 등급을 매기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며 "학회의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면 쉽게 결론이 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