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증 환자 절반 이상이 여전히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심장학회 미래정책연구소는 14일 심장학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심혈관 환자의 치료접근성의 실태를 분석, 문제를 제기했다.
학회 산하 미래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의 증상 후 응급실 도착 시간의 중앙 값은 200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골든타임 180분을 20분 초과한 수치.
이는 질병관리본부의 급성 심근경색증환자 등록사업(KRAMI)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 심근경색증 진료적정성평가사업을 분석한 결과다.
또한 전체 심혈관 환자가 흉통이 시작된 이후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지난 2012년도 기준 상급종합병원은 158분, 종합병원은 121분으로 대형병원일수록 시간이 더 소요됐다.
특히 구급차 119를 이용해 도착한 환자는 20%대에 그쳤다. 연구소 측은 응급환자임에도 응급센터를 내원해야한다는 자각이 늦고 지역에 따라 응급셀넡 또는 심혈관센터 접근성이 낮은 곳이 존재한다고 봤다.
실제로 전국 PCI(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기관 153곳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 25%, 경기 17%로 수도권에 몰려있는 반면 그 이외 강원, 경북 북부, 전남, 전북, 경남 서부 등 지역은 해당 기관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방의 경우 환자를 치료할 의료인력도 열악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발행한 인증의 현황을 보면 대도시는 기관당 3명인 반면 지방은 기관당 2명에 그쳤다.
지방 소재 병원들은 심장내과 전임의는 물론 내과 전공의 보조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더욱 열악했다.
병원에 도착했더라도 365일 24시간 대기 중인 해당 전문 의료인력이 없으면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학회 측의 지적.
미래정책연구소 오동진 소장(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내원하는 환자는 전국 환자의 20% 미만으로 지방 대부분의 환자는 응급상황에서 국가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병 혹은 권역응급센터가 커버할 수 있는 환자는 20%에 그친다. 나머지 80% 환자는 국가적인 지원을 못받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응급환자는 필수의료영역인 만큼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90%가 민간의료기관으로 치열한 무한경쟁 시장체제에서 공공의료 역할을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 부분에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오 소장은 "119구급차을 통한 환자 전원시스템 등 심혈관 환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때"라면서 "심혈관질환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이를 고려해 계획을 짜야한다"고 거듭 말했다.